궁보무사 <97>
궁보무사 <97>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6.02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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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오근장의 최후

“어라! 아, 아니….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지.”사내의 그것을 확인해 보는 순간, 창리가 당황한 듯 고개를 좌우로 크게 갸웃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대충 육안으로 보더라도 사내의 그 왜소한 물건에는 이렇다할 변화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좀 덜 발라줘서 그런가. 아니면 시간상으로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아서 그런가.”장수 두릉도 당혹스러운 감을 감추지 못하며 이렇게 물었다.

“기왕에 발라보는 거 완전히 치대기를 해버릴까. 귀두(龜頭) 끄트머리를 중심으로 해서.”창리가 두릉을 쳐다보며 물었다.

“으응, 그게 좋겠군.”두릉이 창리의 말에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창리는 뭔가 잠시 생각을 해 보는 눈치를 보이다가 아예 죽지유 가죽 주머니의 입구를 크게 벌려가지고 사내의 그것에 바짝 갖다 대었다.

“으으응. 아, 아니……. 왜, 왜 이러십니까. 나리! 나리!”사내는 또다시 기겁을 하며 앉은 채로 주춤주춤 뒤쪽으로 물러나려 하였다.

“어허! 가만히 있어보라구. 네 놈한테 절대로 해가 되는 게 아니니까.”창리는 이렇게 소리를 버럭 지르고는 사내의 귀두를 손으로 억지로 쥐어잡아 벌려놓은 죽지유 가죽 주머니 안에 풍덩 담가 넣었다.

“으읍.”사내는 가볍게 비명을 질렀지만, 이내 체념한 듯 두 눈을 꼭 감아버렸다.

창리는 죽지유 가죽 주머닛속에 푹 담갔다가 도로 꺼내놓은 사내의 그것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어때? 반응이 좀 왔나. 조금이나마 더 커지긴 했어?”옆에 있던 장수 두릉이 창리에게 급히 물어왔다.

“아니야! 줄었어. 아까보다 오히려 더 오그라들었으면 오그라들었지 전혀 늘어나지 않았어. 어허! 이것 좀 봐. 차라리 발라놓지 않은 것만도 못하게 되었잖아.”창리가 고개를 가볍게 옆으로 흔들어가며 몹시 심각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허! 정말 그러네. 아깐 그래도 조그만 남생이 모가지 크기만큼은 되어 보였는데 지금은 아예 번데기 크기 만도 못하게 팍 짜부라 들었잖아.”두릉이 몹시 실망스럽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그럼…. 도대체 이게 어찌된 거야. 그렇다면 혹시 죽지유가 아무런 효험도 없는 가짜란 얘기인가.”두릉도 이제야 문제의 심각성을 조금 깨닭은 듯 크게 당황한 모습을 보이며 말했다.

“가, 가만있자. 이게 혹시 남자 그것 위에 찍어 바르는 게 아니라 입으로 먹거나 마시는 건 아닐까?”창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렇게 다시 중얼거렸다.

“마셔? 아 참. 그럴는지도 모르겠다.

남자 정력제로 썩 좋다는 산삼이나 해구신(海狗腎) 같은 것도 사람이 입으로 먹으니까.”두릉이 맞장구치듯 이렇게 말하고는 은근슬쩍 사내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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