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사진대전람회를 보고
충청북도사진대전람회를 보고
  • 정인영 <사진가>
  • 승인 2011.06.26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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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정인영 <사진가>

제7회 충청북도사진대전람회가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청주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다.

2005년 처음 시작된 이래 매년 치러지고 있는 행사는 이 지역의 유능한 사진가 발굴 및 등용문이라는 점에서 날로 관심과 기대가 커져가고 있다.

이번 전람회에는 공모부문 220여점이 출품돼 대상을 포함한 60여점이 뽑혔으며, 초대작가부문에 31점, 추천작가부문에 16점이 전시된 가운데 초대작가상과 추천작가상이 각각 1점씩 선정됐다.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공모부문 출품작을 놓고 7명의 심사위원의 3차 심사가 진행되었다. 하지만 경합을 거쳐 선정된 영예의 수상작을 보면 너무 쉽고 안일한 작업태도가 적잖이 눈에 띄었다. 필요없는 생각으로 접근한 철학부재의 색깔을 가진 작품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특히 그 사진이 그 사진 같은 소위 공모전식 작품의 경향이 뚜렷했고, 남을 따라하는 소아병적 태도의 사진 작품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단연 뛰어난 발상으로 독특한 표현을 지닌 수작도 간간이 보여 참으로 반가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구일회의 '시선'이다. 대상 인물의 본질을 포착한 듯한 얼굴 표정의 움직임을 예리하게 담아내 마치 '마음의 눈으로 상대를 본다'는 것을 알고 있는 뛰어난 재능을 보여줬다.

권영대의 '모정'은 전라의 엄마젖을 먹고 있는 아기 사진이다. 세상에 나와 가장 친근한 엄마에게 안겨 탄생에서 한발짝 더한 기쁨으로 엄마의 가슴에서 들리는 고동소리를 듣고 있다. 탄생 속에서 또 다른 의미의 모정을 느끼는 모습을 깔끔하게 읽어낸 걸작이었다.

경마장에서의 장면을 찍은 우예횐의 '질주'는 단순한 패턴으로 형태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처리하여 배경을 과감히 생략한 박진감을 주는 사진이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오직 이겨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현장 사진도 눈에 띈다. 복싱선수 경기장면을 찍은 이종남의 '격투기'다.

한편 초대작가 부문에서 오고의 초대작가의 작품 '부활'은 사진에 기계적 기법을 마스터한 그것이 사진가와 일체가 되어 나타났다. 오 작가는 개성적 이미지를 회화적 수준 이상으로 이루어냈다는 사실의 의미와 진실의 구성을 인정하게 하여 사진이 하나의 예술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심명희 추천작가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로 골목길을 이야기했다. 골목길, 그곳에 가면 우리는 그것이 누구든 그 삶들은 대개 비슷해서 그 안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삶을 마주보게 된다는 사유로 두고두고 돌아보게 하는 잃어버린 시간의 한 부분으로 남는다.

이번 사진전람회를 개최한 김영래 도협의회장은 "충북사진문화예술이 발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기회로서 사진예술인의 자부와 긍지를 느낄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충청북도사진대전람회는 7년전부터 사진작가협회의 행사로 위상을 다져왔다. 그동안 공모부문 응모작 심사에 크고 작은 공정성 시비가 있어 온 게 사실이다. 이는 사진의 본질을 꿰뚫어 볼 줄 아는 심사위원의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보다 참여하는 사진가들의 자세가 더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사진가는 자기 표현으로서의 순수사진과 삶에 대한 성찰로서의 생활사진, 복잡다단한 현대사회를 들여다볼 줄 아는 눈으로 우리의 현재를 기록하고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정신을 길러야 한다.

여기에 더해 사진 예술의 성격을 꿰뚫어 볼 줄 아는 지식과 능력을 끊임없이 연마하여 새로운 시대의 뛰어난 사진가가 되기 위한 뼈를 깎는 정신의 정체성을 키워나가야 한다. 항상 공부하는 사진가, 세상의 인물과 사물의 특성과 그 내면을 살펴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는 능력과 열정을 기꺼이 쏟을 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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