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자들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당선자들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6.02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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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당선을 축하합니다.

그간 선거운동 하시느라 마음고생 몸고생 많으셨죠. 아직 쌓인 피로가 다 가시지 않았을 터이니, 어디 조용한 곳으로 가셔서 며칠 휴식을 취하실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휴식하시면서 편안한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저의 편지를 읽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먼저 한나라당 당선자분들께 한 말씀 드립니다.

득표율이 예상하신 것보다 더 높게 나왔지요.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기는 하였지만 이렇게 큰 차이가 날 것으로 보지는 않았습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를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유권자들이 당의 노선과 정책에 찬성하여, 혹은 후보자 개인의 공약과 역량을 높이 평가하여 지지를 보낸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 이토록 높은 득표율에는 분명 거품이 끼어 있습니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실망이나 반감이, 한나라당 입장에서 보면 반사이익이 작용했을 것입니다.

당 지도부도 이번 지방선거가 현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고 있다고 누차 강조하지 않았습니까. 또한 선거운동 막판에 돌출한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도 한몫 단단히 하지 않았을까요. 저의 이런 관측이 맞다면, 한나라당 당선자분들은 좋은 기회와 함께 불행의 씨앗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셈이 됩니다.

즉 앞으로 맡은 바 임무를 잘 수행하시면 그 거품이 알짜 지지자로 될 수도 있고, 열린우리당의 경우처럼 일을 잘 못하면 거품이 빠지는 것과 함께 알짜 지지자들도 등을 돌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일을 어떻게 하는 것이 일을 잘하는 것이냐고요. 그건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실 터이니까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것은 감사원의 지자체 감사결과로 이미 발표된 것입니다.

전국 지자체의 부정부패비리가 많은데 그 원인은 감사 기능 미비가 꼽히고 있습니다.

조금만 잘못하면 한나라당 1당독재라는 비판을 듣게 되고 오명의 바가지를 혼자서 써야 할지 모릅니다.

조례 범위 내에서 감사기능을 대폭 강화하시는 것이 모두에게 좋을 것입니다.

아차,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을 빠트렸군요. 이런 저런 이유로 후보자 토론에 불참하신 분들도 계시지요.그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이제 열린우리당 당선자분들께 한 말씀 올립니다.

정부와 여당이 잘못한 일에 대하여 혼자서 책임질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나도 책임의 일단이 있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시기 바랍니다.

다행히 우리 충북지역은 우리당이 비교적 선전한 곳입니다.

어떻게 하면 유권자들이 등을 돌리는가를 곰곰이 되새겨 보시고 또 그래도 우리 지역 주민들은 우리당을 완전히 등지지는 않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제 기억으로는 열린우리당의 초심이 개혁이었던 것 같은데 하도 오래된(?) 일이라서 기억이 가물가물하군요. 제 기억이 맞다면 그 개혁의 초심으로 돌아가도록 노력해 주십시오. 지역정치 수준에서도 개혁 과제는 많고도 많습니다.

여기에 사활을 걸어 보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끝으로 무소속 당선자분들께도 한 말씀 올립니다.

다들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하셨지요. 아주 힘든 경쟁에서 이기신 분들이니 아주 특별한 축하를 드리고 싶습니다.

중앙정치든 지방정치든 1당이 지나치게 독주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부디 한나라당 입당은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보다는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에 종속되지 않게 하는 일에 적극 나서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당선자 모든 분들에게 축하의 말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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