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진 마음으로 보시 합시다
어진 마음으로 보시 합시다
  • <풍주선원 주지 덕일 스님>
  • 승인 2011.06.13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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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풍주선원 주지 덕일 스님>

경기가 어렵다 보니 나만 어려운 것 같고, 나만 고통을 받고 있고, 나만 사는 것이 "왜 이 모양이야."하면서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아니 자주 있을 테지만, 요즘 우리 이웃에는 나보다 더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들이 나와 한 몸임을 깨닫고 조그만 것이라도 더불어 나누는 삶, 그것이 바로 불교에서 일깨우는 지혜의 삶입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 꼭 소유해야 할 나의 것이 있다는 생각은 생명의 연기적 연관을 살피지 못하는 어리석음 때문에 생깁니다. 거기에서 나만을 위해 더욱 늘리려는 탐욕이 일어나고, 또 충족되지 못한 탐욕은 성냄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그와 다른 창조적 불교에서 강조하는 가치덕목 가운데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자비보시인데요. 이 자비보시는 인간의 폭력과 탐욕을 부정하고 서로 도우며 나눌 것을 강조하는 가르침이죠. 그 보시 즉 베푸는 일은 물질적인 보시로 재시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보시로 법시와 무외시까지 포함합니다.

재시는 조건 없이 물질적으로 남을 돕는 행위를 말합니다. 그렇지만 물질적으로 남을 돕는다는 일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죠. 하지만 우리 사회의 발전은 우리 모두의 피와 땀으로 이룩된 것이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돕고 살아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개인 스스로를 위한 한탕주의나 과소비 같은 부질없는 행동들은 버리고 여유가 생기면 남을 돕고, 절제하는 태도를 지녀야 너도 살고 나도 살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법시란 옳은 길을 성의껏 남에게 가르치는 행위를 말합니다. 불의에 영합하지 말고 소신껏 남을 선도하는 것입니다. 이 좁은 사회 속에서 자신과 관계없는 일이란 있을 수 없고, 불의의 독소는 전염병균처럼 이 사회를 병들게 해서, 자기 자신도 죽게 하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자기 자신이 먼저 옳게 행하고, 남도 틀린 일을 행하지 못하게 선도하는 것이 사회인으로서의 책임이고, 불자로서의 자비법시를 하는 것입니다. 또한 무외시란 자비한 마음으로 두려움이 없게 한다는 것인데, 공포에서의 해방을 뜻합니다.

법구경 자인품에 보면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어진 마음을 지니고 자비를 베풀어 중생을 제도하면, 복이 스스로 따른다.' 이는 이웃에게 기쁘고 어진 마음으로 보시를 하게 되면, 보시의 결과가 복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가르침입니다.

또 화엄경 십행품에는 '보살은 평등한 마음으로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일체중생에게 희사한다. 희사하고 나서 뉘우치는 일도 없고, 보수를 바라는 마음도 없고, 명예를 바라지도 않고, 좋은 세계에 태어나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오직 원하는 것은 모든 중생을 구하며 섭취하는 일, 그리고 여러 부처님들이 행하신 바를 마음에 새겨 배우고 체득하여 실현하고 모든 사람에게 이것을 설하는 일뿐이다.'라고 하셨듯이 모든 사람들이 이런 마음으로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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