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폐암 지극정성 효심으로 극복
모친 폐암 지극정성 효심으로 극복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1.05.29 1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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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응 민주평통 보은군협의회장
'보은에 살으리랏다.'

28일 보은성당에서 모친의 백수연을 연 김동응씨(66·민주평통 보은군 협의회장·전 충북도공무원교육원장·보은군 보은읍 삼산리)는 어머니의 장수를 부러워하는 이들에게 난데없는 보은예찬으로 화답한다.

그리고 홀로되신 시어머니를 40여 년 동안이나 지극 정성으로 섬겨 온 부인 황인자씨(64)에게 공을 돌리고 있다.

김씨의 어머니 이봉기 여사는 1913년 생으로, 올해 백수(白壽)가 되는 99세.

곱디고운 새색시의 모습으로 단장한 이봉기 여사는 시집올 때처럼 화사한 꽃가마를 타고, 부쩍 수가 늘어난 자식들이 뒤따르는 가운데 백수연이 열리는 보은성당으로 입장했다.

10년전 갑작스럽게 폐암 진단이 내려지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 이 여사에게 찾아왔다. 그것도 길어야 6개월 남짓 사실 수 있을 것이라는 위기를 극복하고 장수를 누리고 있는 이 여사에게 김씨는 늘 든든함이었다.

마침 보은 부군수로 발령이 난 김씨는 부임과 동시에 온 가족을 데리고 보은에 터를 잡았다.

"살아계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진단을 들었을 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당시를 회상하는 김씨는 "그 때문에 앞뒤 가릴 것 없이 늘 곁에서 모시기 위해 보은에 거처를 정했는데 그 후로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아계시는, 기적 같은 일이 생겼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씨의 극진한 효심은 이때부터 지금까지 계속돼 오면서, 보은부군수에서 청주 공무원교육원으로 자리를 옮긴 뒤부터는 보은에서 청주로 무려 4년 동안을 매일매일 출퇴근하는 정성으로 이어졌다.

"아버님을 비롯해 집안에 70세를 넘긴 분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장수와는 거리가 있는 집안"이라는 김씨는 "청정지역 보은의 품에서 어머니를 모신 것이 이 같은 경사를 있게 한 것 같다"며 새로운 고향 보은에 대한 예찬을 아끼지 않는다.

5대독자 외아들인 김씨의 이런 겸손과 지극한 효심 때문인지, 김씨는 2남1녀의 자식을 거느리게 되면서 길게 이어오던 독자로서의 외로움을 끊게 됨은 물론 이들 자녀들 모두가 훌륭하게 성장해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손주들은 이날 보은성당에 할머니의 백수를 축하하는 예쁜 펼침막을 내걸어 축하하기도 했다.

'여자가 백수를 산다는 것은,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산다는 덕은/ 아무리 생각해도/ 다시 살 가치가 없는 지긋지긋한 인생인 것도 같지만 (중략) 여자가 백수를 산다는 것은 /남편과 자식을 위해 희생만 하면서 사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비우기만 한/ 자신의 가슴속에다/ 그 가없는 하늘을 키우고 또 키워내는 거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는데...'

어머니의 백수연을 맞아 자작시 '여자가 백수를 산다는 것은'을 발표한 김씨의 효심은 '우리 어머니/ 몸은 백학과 같고/ 천년을 흐르는 물과 만년을 변함없는 저 바위처럼 천수하시라 만수하시라'며 청아한 목소리로 보은성당을 감동시키고 있다.

김씨는 이날, 그동안 어머니의 건강을 극진히 돌봐 온 한장훈씨(한의사·전 충북공동모금회장)와 김희수 전 한양병원장에게 깜짝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으며, 올해 백수를 맞는 보은군 속리산면 정마리아 여사의 소식을 듣고 어머니 이씨와 더불어 똑같은 효심으로 모시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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