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곳마다 유적·유물 … 도시 전체가 박물관
가는 곳마다 유적·유물 … 도시 전체가 박물관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1.05.12 2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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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박 8일 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 3개국 여행
나폴레옹·폴리네르 등 교과서 인물들 한눈에

작가 은희경은 '여행이란, 유연함을 위한 삶의 변주곡'이라 했다. 여행이 좋은 것은, 다른 장소에서 마음의 빗장을 활짝 열 수 있는 여유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완(47·회사원)·김경란씨(45) 부부는, 지난달 8일부터 15일까지 7박8일 일정으로 유럽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신가영(대전두리중 3)·재혁(대전송강중 1) 두 자녀를 동행한 이번 여행에서 그들은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3개국을 돌아봤다.

이번 여행은 무엇보다 교과서 속 지식과 영화에 등장한 배경을 가슴으로 느끼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신용완씨의 철학에 따라 출발 전 방문 장소에 대한 지식을 습득한 이번 여행의 큰 수확은 아이들의 꿈에 날개를 달아줬다는 것이다.

예술인의 천국으로 불리는 프랑스에서 이들 가족은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는 명언을 남긴 나폴레옹 장군과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이 흐르고'로 시작하는 시를 쓴 아폴리네르 시인도 만났다. 샹제리제 거리의 불빛과 에펠탑의 화려함에 주눅들던 기억을 뒤로하고 이들은 몽마르트 언덕에서 피카소를 꿈꾸는 무명화가의 작품에 빠져드는 황홀감도 만끽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에선 빅토르위고의 소설 '노트르담의 곱추'의 주인공 콰지모도와 에스메랄다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노트르담 성당은 건립기간만 170년이 걸렸고, 영국왕 헨리 6세 즉위식, 나폴레옹 대관식, 드골추모 미사가 열린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던 장소 아닌가!

재혁군은 "국사 책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세계3대 박물관인 루브르 박물관이 눈앞에 나타났을 때 영화 '박물관이 살아 있다'의 주인공이 된 기분을 느꼈다"며 "내가 그동안 봤던 박물관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웅장함에 놀랐다"고 말했다.

신용완씨는 "프랑스라는 나라가 주는 위엄이 어디서 나올까 싶었는데 문화의 힘이 원천임을 느꼈다"며 "아이들이 교과서에 등장했던 박물관과 성당을 보며 역사 속을 걸어다니는 시간을 제공한 점이 이번 여행에서 얻은 큰 보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뛰어놀던 스위스 쉔부엘산 일명 알프스산을 케이블카를 타고 오른 이들에게 펼쳐진 장관은 마치 물감으로 수채화를 그려놓은 캔버스화 같았다.

이탈리아에서는 나폴리 수호신의 이름이자 가곡인 산타루치아를 목청껏 불렀다. 패션의 도시 밀라노를 거쳐 자칫 한눈 팔고 걸음을 가누지 못하면 바다에 빠질 수 있다는 물의 도시 베네치아에서 이들 가족은 산마르코 사원의 웅장함에 말문이 막히는 경험을 했다.

르네상스가 처음 꽃핀 도시 피렌체에선 500년 전에 지어졌다는 식당에서 스파게티도 먹었다. 영혼의 수도 바티칸에서 만난 바티칸 박물관. 세계3대 박물관 중 한 곳인 이곳에서 30만점의 작품 중 으뜸은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최후의 만찬'이었다.

가영양은 "사람 능력 밖으로 보이는 것들을 같은 두께, 같은 비율로 정확히 일치하는 기둥을 세운 것을 보니 역사 속 인물들의 장인정신에 놀라웠다"며 "가는 곳마다 유적이고, 유물이고 도시 자체가 유럽은 박물관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김경란씨는 "여행을 다녀온 후 의사를 꿈꾸던 가영이는 큐레이터를, 회사원을 꿈꾸던 재혁이는 파일럿으로 꿈을 바꿨다"며 "여행이 아이들의 마음은 물론 꿈도 한층 성장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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