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에 10년째 천사들이 찾아왔다
소록도에 10년째 천사들이 찾아왔다
  • 한권수 기자
  • 승인 2011.05.1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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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원대
지난 2001년부터 매학기 무박2일 봉사

어버이 날 맞아 식사 대접·생필품 전달

대전 은행동 으능정이거리에 주황색 조끼를 입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270여명의 학생들은 기다리고 있던 버스 6대에 나눠 타고 전남 고흥군에 위치한 소록도를 향해 밤길을 달렸다. 버스 안에서 불편한 쪽잠을 청하던 학생들은 새벽 5시가 넘어 소록도에 도착했다.

이들은 매학기 무박 2일의 일정으로 10년 동안 거르지 않고 소록도를 찾아 봉사를 펼치는 목원대학교(총장 김원배) 학생들이다.

지난 2001년부터 시작한 학생들의 소록도 봉사활동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봉사활동의 시작은 목원대 오성균 교수(목사)의 교양수업인 '노인교육과 건강복지' 과목의 수강 학생들이다. 학생들은 봉사활동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모금 운동을 벌였으며, 김원배 총장과 박도봉 목원대 총동문회장, 양홍규 변호사 등 주위 선·후배들도 후원금을 보탰다.

지난 8일 어버이날을 맞아 소록도를 찾은 학생들은 잔치를 열어 주민과 봉사자들께 950인분의 식사를 마련해 드리고 어르신들에겐 카네이션을 직접 달아드렸다.

또 떡 800인분과 생닭 300마리, 홍삼, 에어컨, 세탁기, 컴퓨터, 치약 등 다양한 먹을거리와 생필품을 전달했다.

이어 마을 대청소를 한 뒤 각 가정을 방문해 동네 어르신들의 식사수발과 말벗 해드리기, 집안청소, 밭일 돕기 등 노력봉사도 함께 펼쳤다.

학생들의 입소문을 통해 전개된 소록도 봉사활동은 매번 3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할 정도로 호응이 대단해 지난 10년간 봉사활동에 참여한 인원만 해도 5500여명에 이른다.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통해 목원대 학생들과 소중한 인연을 맺은 소록도 주민들은 고마움의 뜻으로 성금을 마련, 지난해 5월 300만원의 장학금을 목원대에 기탁하기도 했다.

학생들을 인솔한 오성균 교수는 "편견을 버리고 상대방을 섬길 줄 아는 소중한 마음을 배우게 하기 위해 소록도 봉사활동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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