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독립선언, 그 섬에서 본다
에너지 독립선언, 그 섬에서 본다
  • 박정순 <제천지속가능발전협 사무국장>
  • 승인 2011.05.08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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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박정순 <제천지속가능발전협 사무국장>

남쪽의 끄트머리에 자리한 아름다운 항구도시 통영에서 충북도내지방의제21실무자워크숍이 개최되었다. 덕분에 벽화마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동피랑과 에너지독립을 선언한 '에코아일랜드 연대도'를 방문하여 사업을 추진한 민관협의체 통영의제21의 사례와 현장의 소리를 들었다.

첫 번째 방문지는 동피랑이다. 동피랑은 동쪽벼랑이란 뜻의 경상도사투리라고 한다. 통영시는 2007년 낙후된 마을을 철거해 동포루를 복원하고 주변에 공원을 조성할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때 '푸른통영21'에서 지역의 역사와 서민들의 삶이 녹아 있는 독특한 골목문화로 재조명하여 문화와 삶이 어우러지는 공공미술을 통한 마을 만들기를 추진하였다. 덕분에 낡고 허름했던 마을 벽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재미있고 아름다운 벽화로 채색되어 날마다 몇 백 명씩 북적거리는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하였다.

다음으로 통영의 달아공원에서 어선으로 15분 거리에 있는 연대도에 도착했다. 이 섬은 2009년부터 석유화석 에너지로부터의 독립을 꿈꾸는 에코아일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휴식과 건강의 섬, 생태관광의 주요 거점으로 떠오르면서 방문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달 말경 드디어 연대도 '비지터센터'가 준공식을 가졌다. 비지터센터는 공공시설로서는 국내 최초의 패시브 건축물로 인정받았다. 통영의제21 사무국장은 민관협력의 힘겨웠던 설득과 소통의 기간을 지나온 결과에 한껏 고무되어 있었다.

패시브 하우스는 창문 등을 통해 들어오는 태양열과 건축물 내부 인체 발열, 조명기기 작동으로 발생되는 에너지원을 이용해 난방을 위한 별도의 설비 없이 겨울을 지낼 수 있는 건축물이다.

대나무밭 근처에 자리한 150㎾급 태양광 발전소도 함께 준공되었다. 이렇게 생산되는 햇빛전기는 연대도의 50여 가구에 공급되면서 탄소제로섬을 지향하는 연대도의 청정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연대도는 전 세대가 햇빛에너지 사용을 통한 화석에너지 제로섬으로, 다랭이 꽃밭조성을 통한 트레킹코스, 흙길 산책로인 지겟길, 가족이 함께하는 해상낚시터, 연대패총 박물관조성, 경로당을 마을기업조성 및 운영본부로, 지속가능한 교육센터와 생태체험관련 인프라를 천연자원을 활용한 주민소득사업으로 운영한다. 방문객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따뜻한 눈빛조차 인상적인 연대도 에코아일랜드 사업은 저탄소 시대에 걸맞은 녹색성장 마을 만들기의 모델이라 할 수 있다.

동피랑과 연대도 사례를 보면서 지역의 지속가능발전은 지역회생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주목할 것은 어떠한 개발이라도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주민의 주도에 의한 개발방식을 선택하였기에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한때 제천에서도 생태도시를 지향하는 시책이 크게 부각되기도 했었고, 그로 인해 공간적인 구조만큼이나 주민의 의식수준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도시회생에 무게를 두는 목소리들이 있었다. 식상한 구호보다는 실제적인 지역회생을 위한 모델을 만들어 내는 일이 그 지역의 현실적 과제이자 젊고 매력 있는 도시의 미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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