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신의 난타공연 … 감동이 울려퍼졌다
혼신의 난타공연 … 감동이 울려퍼졌다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1.04.20 2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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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장애인복지관 '그린나래'
2008년 스트레스 해소 위해 연습 시작

자립능력 쑥쑥… 일자리 취업 희망 생겨

20일 '제31회 장애인의 날 행사'가 열린 보은문화예술회관.

공식행사에 앞서, 걸음걸이마저 위태로워 보이는 중증 지적장애인 7명이 조명이 환하게 켜진 무대 위에 섰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이들이 무대에 오르자 객석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은 일순 숙연해 지기까지 했다.

잠시의 정적이 흐른 뒤 이들 7명의 장애인들은 보호자들의 손에 이끌려 자리를 잡은 각자의 북을 어루만지더니 이내 힘차게 연주를 시작했다.

결코 세련되지도, 그렇다고 제대로 가락과 풍물이 어우러지지도 않았지만 이들이 혼신을 다해 연주하는 난타공연은 쉽게 넘길 수 없는 감동 그 자체였다.

이날 난타공연을 한 이 팀은 보은군노인·장애인복지관(관장 이순희) 중증장애인 일감만들어주기 지원센터의 지적장애인들로 구성된 '그린나래'반 훈련생들이다.

장애인복지관은 중증장애인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지난 2008년에 난타연습을 시작해 2009년 가족들 앞에서 난타공연으로 큰 감동을 준 후, 2010년 가족 및 주변인들에게 다시 큰 호응을 얻어 올해 '제31회 장애인의 날 행사'를 맞아 처음으로 무대 공연을 했다

혼신을 다해 공연을 하느라 온몸이 땀에 젖은 훈련생 박모양은 "처음 난타를 연습할 때는 너무 힘들었지만 지금은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 기분도 너무 좋아진다"며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처음으로 무대에 서는 것이 무척 떨렸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며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우지 못했다.

이들 중증장애인들이 이렇게 첫 무대에 오르기까지는 결코 쉽지 않은 길을 헤쳐나가야 했다.

가족들조차도 중증장애인들이 '뭘 할 수 있겠냐'며 시큰둥했지만 지금은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 어울려 연습하고 공연도 하며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대견스러워하고 있다.

그런 가족들의 만족은 이제는 이들도 보통 사람들같이 어엿하게 일자리를 얻어 취업할 수 있겠다는 희망마저 만들고 있다.

보은군 노인·장애인복지관 허윤옥 팀장은 "중증장애인들도 프로그램을 통해 하나라도 배우면 사회적응에 한발 가까이 가게 되고, 일을 통해 능력을 키워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힘을 키우게 된다"며 "중증장애인들을 둔 가정은 혼자 두지 말고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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