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女 특전사 이어 '귀신잡는 해병' 변신
20대女 특전사 이어 '귀신잡는 해병' 변신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1.04.14 2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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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교육단 입대 보은 이지현씨
2002년 특전사 지원·이라크 파병 복무

중사 전역후 해병대 출신 부친따라 지원

400여 차례의 고공강하와 이라크 파병 등 늠름한 기록을 만들면서 공수특전사를 전역한 20대 여성이 귀신잡는 해병으로 다시 변신을 시도하면서 당당한 여전사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오는 19일 경북 포항 해병교육단에 입대하는 이지현씨(29·여·충북 보은군 보은읍)는 얼핏 보기에는 작고 귀여운 외모로 전사의 이미지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그녀의 군경력은 여느 남성조차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특별하다.

2002년 특전사 부사관을 지원해 '검은 베레'를 쓴 그녀는 2005년 이라크에 파병돼 위험을 무릎 쓰고 검문검색 임무를 수행했다. 해병대 출신인 부친 이덕희(52)씨의 권유로 특전사에 지원한 것이 이라크 파병까지 이어졌다.

특전용사로 근무하면서 그녀는 고공강하 377차례를 포함해 모두 400여차레나 낙하산을 타며 창공을 누볐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녀는 특전사령부에서 근무하면서 부대 내 사격왕을 차지한 적도 있을 정도로 당당한 여전사로 이름을 날리던 여군 최정예 요원이었다.

그녀가 특전사 대원의 생활을 접은 것은 지난 2007년.

5년을 넘게 특전용사로 근무한 그녀는 중사로 전역한 이후 5년여 동안 고향에서 잠시나마 가족들과 함께 지냈다.

하지만 그녀의 가슴속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여전사로서의 본능은 그녀를 더이상 평범한 여자로 살아가는 생활을 용납하지 않았다.

보통 여자가 아닌 힘들고 외로운 길을 다시 선택하게 된 것은 이같은 그녀의 태생적인 전사로서의 야성과 함께 훌륭한 군인이 돼주길 바랬던 부친의 마음을 헤아렸기 때문이다

다시 군인의 길을 걷기로 마음먹은 그녀에게 해병대는 당연히 선택이 아닌 필수일 뿐이었고, 특전사 출신 여군이 해병대원으로 재 입대를 하는 경우는 건군 이래 그녀가 처음이다. 그녀는 중학교 시절 유도 국가대표 출신인 삼촌을 따라 유도장을 다녔다. 중학교 때 이미 유도 2단을 딴 그녀는 대학에서 경호비서학을 전공하며 각종 무술을 더 익혔다. 태권도 3단, 합기도 2단, 검도와 특공무술 각 1단 등 총 9단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남동생인 재준(27)씨가 특전사에 자원해 레바논에 파병된 것과 부친이 해병대 출신이라는 점은 그녀의 가슴속을 뜨겁게 하는 가족사의 또 다른 핏줄이다.

아직 미혼인 그녀는 기왕이면 3년 복무 기간을 채운 뒤 장기 복무를 신청할 생각이다. 결혼은 3년 후쯤 해병대 실무에 완전히 적응하고 나면 생각해 보겠다고 한다.

"체력적인 한계를 극복해야겠지만 두려움은 없습니다. 주변의 지나친 기대가 조금 부담스럽지만 대한민국 최정예 해병대원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필승."

해병대 구호로 인사를 대신한 그녀는 며칠 후 해병대원으로 거듭 태어나 조국 수호를 위한 당당한 여전사의 쉽지 않는 길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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