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의 새로운 진화…재능기부
기부의 새로운 진화…재능기부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1.04.0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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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돈이 많아야 기부하는 것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요즘은 재능을 활용한 기부의 방식이 확대되고 있다. 재능기부란 자신이 소유한 목소리, 손재주, 글재주 등 재능을 필요로하는 요소에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뜨개질을 잘하면 백혈병 환자를 위해 모자를 만들어 제공하면 된다. 기부는 마음을 나누는 또다른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이다.

△지식기부=20대들은 자신의 학과에서 배우는 전공과 연계한 활동을 한다. 지난해 우송대학교 교수와 학생들이 인근 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재능기부 활동을 한 것이 화제가 됐다. 이 학교 유아교육과는 대전 동구지역 저소득층 초등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무료 영어캠프를 운영하며 지식나눔을 실천했다. KAIST 정재승 교수의 강연기부도 빼놓을 수 없다. 정 교수는 어린시절 우주와 자연, 생명의 경이로움을 체험한 청소년은 자연을 탐구하는 삶을 의미있게 생각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정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강연기부자를 모집했고, 그결과 대학 교수와 의사 등 자연·이공계열 전문가들이 지원했다. 이들은‘10월의 하늘’이라는 타이틀로 지난해 전국 30개 도서관을 방문해 과학 꿈나무들을 찾아가 기부 강연을 했다. 정 교수의 강연기부에 가수 윤종신씨는 과학 행사를 위해 노래‘눈물의 성분’을 제작했고, 과학 꿈나무들을 위해 기부했다. 당시 윤씨는 트위터를 통해 “정재승 박사님 덕분에 재능기부란 걸 해봤네요. 과학자들의 강연에 이어 노래를 만들어 드렸어요“라고 소개한 바 있다. 당시 재능기부에는 윤종신씨 외에 싱어송라이터 정지찬, 심현보씨도 참여했다.

△프로보노를 아십니까?=프로보노는 라틴어 ‘프로 보노 퍼블리코(Pro Bono Publico)’의 줄임말로, ‘공익을 위하여’라는 뜻이다. 미국 변호사들의 공익활동을 프로보노라고 칭하는데 이는 변호사를 선임할 경제적 여유가 없는 개인 또는 단체에 대해 보수를 받지 않고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프로보노 활동은 우리나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노숙인들의 자활을 돕기 위한 사업으로 지난해 7월 창간한 잡지‘빅이슈 코리아’에는 다양한 형태의 재능기부가 이어졌다. 1991년 영국에서 첫 창간된 대중문화 주간지 ‘빅이슈’는 노숙인에 의해 판매되고 수익 또한 노숙인 자립을 위해 사용된다. 이미 전 세계 37개국 107개 도시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잡지에는 소설가 김연수, 배우 오지혜, 정신과 전문의 김진세 씨 등의 재능기부로 다양한 컨텐츠가 수록됐다.

지난달 대중문화예술인 자원봉사단체인 ‘100인이사회’가 문화재청에 재능을 기부한다는 협약을 했다. 탤런트, 배우, 가수, 희극인 등 대중문화예술인로 구성된 ‘100인이사회’는, 문화재 보존과 활용 분야에 재능을 기부하고, 문화재 현장에서 문화재를 가꾸고 지켜가는 문화재 지킴이 활동을 실시한다. 이들은 창덕궁 등 고궁의 무인안내시스템(어플리케이션, 음성안내단말기)에 목소리를 기부하며, 소외계층 어린이를 위한 ‘1박2일 궁궐 문화체험’ 등 다양한 청소년문화재지킴이 활동에 동참하기로했다.탤런트 배용준씨는 지난 2009년작년 12월 초 유엔 환경계획의 ‘기후변화 관심 촉구 캠페인’에 목소리를 기부한 적이 있다. 당시 300여 명에 불과했던 캠페인 서명자가 연예인의 동참 효과로 2주 만에 7000 명으로 늘기도했다.

△아름다운 1% 나눔=‘아름다운 재단’은, 문화 예술인들의 재능 기부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작가들은 자신이 쓴 책의 인세를, 사진작가는 촬영 기술을, 영화인은 자신의 영화를 상영함으로써 재능을 기부한다. 2001년부터 시작된 ‘인세 기부’에는 현재 작가 1백70여 명이 동참하고 있다. 아름다운재단의 첫 인세 기부자인 소설가 신경숙은 소설 ‘리진’과 ‘바이올렛’ 등의 인세로 1000만 원 가까이 기부했다. 안도현 시인은 시집 ‘연어’ 100 쇄 출간을 맞아 인세 전액을 기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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