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뚱이에 치장 말고 마음에 치장합시다
몸뚱이에 치장 말고 마음에 치장합시다
  • 덕일 <풍주선원 주지>
  • 승인 2011.04.04 2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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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덕일 <풍주선원 주지>

부처는 몸을 닦으라고 하신 것이 아니고 마음을 닦으라 했습니다. 그런데 마음을 닦지 않고 몸뚱이를 믿고 몸만 잘해주려고 야단입니다.

우리들이 누구로 인해 이 세상에 나왔습니까? 어떤 종교에서는 만물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모든 생명체는 그와 같은 허무맹랑한 가설에 의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부처가 깨달은 바에 의하면 연기의 법칙에 의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연기의 법칙이란 이 세상의 만물은 독립적이면서 상호 의존적 관계 즉, 서로 의지해 존재한다는 것으로서 달리 말하면 인연으로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즉 연기의 관계요, 인연법입니다.

부처는 말씀하셨지요. 모든 것은 인연법이라고요. 여러분은 세상에 어떤 인연으로 태어났다고 생각합니까? 부모와의 인연으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입니다. 부모가 안 계시면 어떻게 지금의 여러분이 있을 수 있습니까. 그러나 부모가 여러분을 창조한 것은 아닙니다. 이 세상에는 아무도 다른 생명을 창조하지는 못합니다. 물건은 만들지만 생명은 만들지 못합니다. 컴퓨터를 이용해 기능이 아주 다양한 로봇은 만들지만 보잘것없어 보이는 모기나 파리는 만들지 못합니다. 아무도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모든 생명체는 각자가 부처의 말씀대로 천상천하 유아독존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존재요, 독립적인 존재인데 어떻게 천만 가지의 다른 형상으로 존재하고 사람만 하더라도 밉고 곱고 크고 작으며 부모형제 일가친척 남녀의 구별이 생길까 하는 이런 의문에 대한 해답은 간단합니다. 인연의 깊고 옅음입니다. 인(因)이란 씨앗과 같고 연(緣)이란 물과 공기 햇볕과 같은 것입니다. 모든 생명체는 불성이라고 하는 동일한 씨앗을 근본으로 하지만 업(業)이라고 하는 연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모습으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업이란 무엇입니까? 행위입니다.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모든 행위와 업입니다. 그러면 '나'라는 존재는 어떤 업의 인연에 의해 이 세상에 태어났는가 부처는 이에 대해 아버지가 없다면 태어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생명이 태어난다고 자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부처는 어머니가 없다면 성장할 수 없다 했습니다. 이 말은 출생과 성장의 인연을 말 따로 구별한 말이 아니라 부모와의 깊은 인연으로 세상에 태어났고 부모의 은덕으로 성장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도리는 가장 깊은 인연으로 맺어진 부모에게 효도하는 일입니다.

신묘년 부처님 오신날을 맞으면서 부처의 말씀을 듣고 알아야 부처님의 밝은 빛이 날 것입니다. 자식으로서 부모에 대한 예의는 존경심에서 나옵니다. 이 존경심은 부모가 나보다 더 잘났고 똑똑하기 때문이 아니라 낳아주신 부모이기 때문입니다. 똑똑하기 때문에 존경한다면 유명한 사기꾼이 가장 존경받아야 마땅하고 부자라서 존경한다면 석가모니 부처도 옷 한 벌과 밥그릇밖에 없었으니 존경할 대상이 될 수 없지 않습니까. 부모를 존경하는 것은 나와 가장 깊은 인연을 맺은 분이라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충분한 것입니다. 여러분 가운데 부모가 경제적으로 부유하지 못해 남들처럼 용돈을 풍족하게 주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마음이 있다거나, 아버지가 천한 직업에 종사한다고 해서 부끄러워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남들이 천시하는 직업에 종사한다는 이유로 부모를 무시하거나 원망한다면 이는 진정한 불자가 아닙니다. 잘났건 못났건 나를 낳아주고 길러준 인연은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부처의 마음이요, 밝은 마음에 등불의 빛을 발해 온 세계를 환하게 비출 것입니다. 일본도 쓰나미에 인한 지진 피해로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사람도, 모든 미물 곤충도 생명은 소중한 것이지요. 그렇기에 전 세계는 일본도, 리비아도 고통에서 빨리 회복되는 것이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서 밝은 지혜를 가져야 될 때라고 생각되고 모든 사람들이 항상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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