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배치 두 번은 안된다
분산배치 두 번은 안된다
  • 석재동 <정치경제부 차장>
  • 승인 2011.04.0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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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석재동 <정치경제부 차장>

"뒤늦게 파악했지만 정부의 심사기준대로라면 충북이 대구·경북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복수 지정이 기적이라고 할 수밖에."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전을 주도했던 충북도 고위관계자가 결과발표후 도청 출입기자들에게 털어놓은 후일담이다.

첨단의료복합단지 공모가 진행될 당시 충북 오송의 낙점을 의심하는 전문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결과는 뒤늦게 유치전에 뛰어든 대구·경북이 1순위로 결정됐다. 충북은 턱걸이(2위)로 복수 지정됐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충북은 물론 중앙 정치권에서도 정치적 결정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런데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전이 시작되기도 전에 첨복단지 악몽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입지선정과 관련한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는 과학벨트위원회가 영남출신인사 위주로 채워질 공산이 크다.

7명의 당연직 위원 중 5명이 영남출신이다. 민간위원 13명 중 절반만 영남권이나 친이계로 채워진다면 과학벨트위원회가 내놓을 결과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시 불거진 대구·경북을 거점지구로 하는 과학벨트의 분산배치설이 현실화되고, 충청권에는 민심무마용 기능지구나 중이온가속기가 주어질 것이다.

아무리 공정한 위원선정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결과는 살아 있는 권력의 의중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게 과거의 관행이고 교훈이다.

그런데 위원선정부터가 불공정하다면 평가결과를 기다려본들 무엇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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