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일 재래시장 활성화대책을 발표한 데에 이어 올해에만 벌써 두 번째다.
이번에는 재래시장의 시설을 현대화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이런 사업들이 침체에 빠진 재래시장과 지역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사업비의 규모가 적지 않은데도, 사업 내용을 보면 재래시장을 활성화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22일 중소기업청이 확정, 발표한 2006년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에 따르면, 올해 전국 201개 재래시장에 정부 및 지자체가 자금을 지원하여 시설을 개선하고 주차장을 조성하는 등 재래시장을 고객이 이용하기에 편리한 쇼핑장소로 탈바꿈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에따라 충북의 재래시장에는 청주의 육거리 시장, 보은의 회인시장 등 8곳에 123억 6600만원의 지원비가 책정되었다.
충북북부지역은 충주의 자유시장, 제천의 역전시장, 단양의 단양시장 등 세 곳에만 31억 4000만원이 지원된다.
이번 사업으로 재래시장들이 시장 시설의 노후화나 주차장 건립 등의 문제를 푸는 데는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외형적으로만 도움이 될 뿐이다.
재래시장의 시설을 현대화하는 일이 결국 건축주나 토지주를 이롭게 할 것이며, 영세한 임차상인들은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기 어렵다.
대형할인점들의 영향력에 맞서 재래시장이 저가 경쟁, 일괄쇼핑에서 오는 쇼핑의 편리함 등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춰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방안을 찾는 일이 더 시급하다.
지난달에 중소기업청이 발표한 재래시장 활성화대책은 재래시장을 구조조정하는 방식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는 영세 상인들이 다시 한번 피해자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들의 생존 대책을 고려하지 않는 대책은 또 다른 형식적 대책을 부를 뿐이다.
재래시장 활성화하는 데에는 동네 슈퍼 등 영세점포 운영자들에 대한 대책도 고려해야 한다.
이들은, 1996년의 유통 개방과 대형유통사의 지방진출, 인터넷 쇼핑몰의 대거 등장으로 설곳이 없어졌다.
40∼50대 연령층이 대부분인 이들은 전직 외에는 뾰족한 생업대책이 없지만 전직 또한 쉽지 않다.
재래시장의 활성화는 영세상인들의 자조(自助) 여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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