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공 철탑 시위
<사설> 고공 철탑 시위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24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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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 하청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이 고공 철탑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 5월 17일부터 조합원 두명이 청주의 죽천교 옆에 있는 송전탑에 올라가 목숨을 건 시위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그야말로 심각한 상황이다.

조합원들은 필사적으로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반면 회사측은 직접적으로는 관계가 없는 일이므로 관여하지 않겠다는 완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자본과 노동의 문제는 이 시대의 기본 모순이다.

이것은 빈곤이나 부정부패와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서로를 적대시하기보다는 이해하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자본과 노동, 즉 회사와 노조는 일단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원청인 하이닉스와 매그나칩은 법에만 따르겠다는 태도를 바꾸어서 대화와 타협의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 문제는 생존의 문제일 뿐더러 지역사회의 시급한 현안이기 때문이다.

그간 지역사회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서로 양보하고 타협할 수 있도록 여러 장치를 만들었는데, 그 중 하나가 중재위원회다.

그런데 중재위원회가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한 채 결렬되었다고 믿는 조합원들이 마침내 고공 철탑 시위와 같은 극한투쟁을 하게 된것이다.

물론, 원청인 하이닉스와 매그나칩의 관점에서 이 사태를 볼 수도 있다.

여기에는 비정규직 문제가 얽혀 있고 또 노동조합의 형식도 문제가 되므로 해법은 없다는 것이 회사측의 입장이다.

이해한다.

하지만 회사측의 입장이 그렇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하든지 해법을 찾는 것이 서로를 위해서 좋다.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양보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노동자들은 당장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으므로 무척 절박하며 갈 곳도 없고 기댈 곳도 마땅치 않다.

반면 회사는 양보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은 충북사회 전체의 수치(羞恥)다.

이원종 지사나 관계자들, 그리고 선거에 후보가 된 분들이나 충북인 모두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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