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뭐기에
서울대가 뭐기에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1.02.2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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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대학교를 보내기 위해 일선 인문계 고등학교는 비상이다.

언제부터인가 서울대 합격생을 얼마나 배출하느냐에 따라 명문고, 비명문고의 기준선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최근 한 고교 교장을 만났다. 그는 몇 해 전 서울대학교를 들어갈 수 있는 7~8명의 학생에 대해 기대를 걸고 있었는데, 정시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학생들은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 수시 전형에 지원했고, 그 결과 전원 연·고대에 합격했다.

하지만 그는 학생들의 합격 소식에 기쁨보다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그 교장 선생님은 서울대가 아닌 학생들의 잠재력과 재능을 키워주는 학교로의 진학을 더 기뻐해야 하는 게 당연한데 자신도 모르게 서울대 합격생 수에 연연한 것이 부끄러웠다는 말도 전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20~30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국에서 성공하기 위한 요건'을 설문 조사한 결과 '학벌'이 가장 중요하다는 대답이 23.4%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경제적 뒷받침(21.6%), 외모(20.3%), 인맥 및 대인관계 능력(12.5%), 집안 배경(10.2%) 순이었다. 성공의 요건으로 흔히들 꼽는 성실성(7.3%)이나 지적 능력(3.6%)은 후순위를 차지했다.

충북도교육청도 그렇지만 교육당국의 교육 목표가 학력신장과 인성교육이라 함은 인간성이 좋으면서 공부도 잘하고 돈 많은 집안까지 축복받은 유전자를 모두 물려받기를 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학생들의 창의성, 잠재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서울대 합격률로 학교를 평가하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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