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을 알면 마음이 밝아진다
선정을 알면 마음이 밝아진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11.01.24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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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덕일 <선학원 풍주선원 주지>

"지혜가 있으면 탐착이 없어질 것이니, 항상 자세히 살펴서 그것을 잃지 않도록 하여라. 이것은 우리 법 가운데서 능히 해탈을 얻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사람은 수행자도 아니요 세속 사람도 아니므로 무엇이라 이름 할 것조차 없습니다. 참된 지혜는 생·노·병·사의 바다를 건너는 튼튼한 배이고, 어둠을 밝히는 등불이며, 병든 자에게는 좋은 약이고, 번뇌의 나무를 찍는 날카로운 도끼와 같습니다. 그러므로 비구들은 잘 듣고 생각하여 지혜로써 더욱 자신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지혜의 빛을 가졌다면 그는 세상의 무엇이든지 육안으로 밝게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을 가리켜 지혜라 합니다. 이 말씀은 '유교경'에 나오는 것입니다. 어둠을 없애는 것은 등불밖에 없고 어리석음을 면하는 데는 지혜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인간의 마음은 본래 맑은 샘물 같아서 깨끗하고 청정한 것을 본연으로 하고 있으나, 눈과 귀와 코와 혀, 그리고 피부의 촉감을 통하여 스며든 번뇌가 마음을 물들여 어둡고 어리석은 망상의 마음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 객진에 물든 망상의 마음을 참마음인 줄 알고 그 망상에 이끌려 다니므로 여러 가지 잘못을 저지르고 고통을 받기도 합니다. 구름이 낀 하늘 밑에서만 살아온 사람은 하늘에 밝고 따뜻한 태양이 있는 줄 모르듯이 망상의 마음에 지배받으며 살아온 우리 중생은 우리의 본래 마음이 태양과 같이 밝은 지혜를 회복시켜야 합니다.

반야바라밀은 부처님의 어머니라고 합니다. 이는 우리의 망상심을 깨달아 본심을 돌이키면 지혜로운 부처님의 마음과 같아지므로 부처 되는 길은 반야의 성취에 있다는 말입니다. 사람의 마음이 지혜로워지면 얼굴도 밝아지고 건강도 좋아지며 보는 사람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반갑고 정다워집니다. 우리 모두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밝은 태양을 항상 생각할 수 있는 지혜로운 생활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유교경'에 보면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너희들은 마땅히 산란한 생각을 거두어 집중하여야 한다. 만약 생각의 집중을 잃으면 온갖 공덕을 잃게 된다. 그러나 집중의 힘이 강하면 오욕의 도둑 가운데 들어가서도 해를 입지 않으리니, 갑옷을 입고 싸움터에 나가면 두려움이 없는 것과 같다."

생각을 집중한다는 말은 곧 흐트러진 생각들을 한마음으로 거두어 생각을 잘 정돈한다는 뜻입니다. 마음이 온갖 생각으로 흐트러져 있으면 스스로를 자제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갖가지 욕망이 일어나면 이리 끌리고 저리 떠밀려 스스로를 해치게 됩니다. 싸움터에 나가는 장수가 차분한 마음으로 작전준비를 하지 않고 허둥지둥 준비가 없이 공포에 쫓기게 되면 백전백패하는 것이나 똑같은 이치입니다.

부처는 '사십이장경'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불순물을 제거하고 나서 쇠를 단련해 그릇을 만들면 좋은 그릇이 되듯이 부처님의 진리를 수행하는 사람도 마음의 더러움을 제거하면 행동이 청정해진다."

이것은 마음을 고요히 안정시키고 다듬어서 번뇌 망상을 제거하면 마음이 밝고 맑아서 모든 일을 잘 판단하고 정리할 수 있으므로 훌륭한 지혜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선정은 모든 헛된 생각들을 제거하여 한곳으로 마음을 모으는 정신 작용입니다.

이러한 선정에 관해 '유마경'에는 다음과 같은 말씀이 나옵니다. "선정은 보살의 정토니, 보살이 성불할 때 마음을 통일해 흐트러지지 않은 중생이 그 국토에 태어난다."

선정이 아니면 흐트러진 마음을 모을 길이 없고, 마음이 흐트러진 사람은 부처님의 정토에 날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우리 마음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틈만 나면 고개를 내미는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도 선정이 아니면 다스릴 수가 없죠? 그러므로 선정은 곧 성불의 길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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