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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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19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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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푸른 햇살이 아침 공기를 가르며 창을 넘어오고 바람결에 묻어온 흰빛 아카시아향이 코끝에 머문다.

향기를 맡으며 새삼스레 땅속에서 물을 끌어올려 어떻게 이러한 향기와 하얀 색깔의 꽃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아무리 생각해도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투명한 맹물을 제 몸 속에 넣고 마술을 부리는 것처럼 식물마다 빨갛고 노랗게 다양한 색깔의 꽃을 만들어 내는 사실이 어찌 신비하지 않은가. 물론, 식물들이 다양한 색깔의 꽃과 향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종족을 번식시키기 위해 벌과 나비를 유인하려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은 상식적인 일로 누구나 다 아는 바이다.

이 지구상의 모든 동·식물들은 종족을 번식 보존하기 위하여 나름대로 사랑을 나눈다.

물론 그 사랑은 종족을 번식시키는 기간으로 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모든 동·식물의 사랑은 쉽게 말해서 종족번식의 행위를 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촉매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인간의 사랑도 마찬가지로 이 지구상의 동·식물의 종족번식의 기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예부터 사람들은 결혼해서 3년까지는 깨가 쏟아지는 기간이라 하여 흔히 신혼부부에 참기름 냄새가 난다는 둥, 깨를 몇 말이나 털었냐는 둥 장난끼 섞인 농담을 하기도 한다.

실제 사랑에 빠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사랑에 빠진 34개월 동안 사랑의 촉매제인 호르몬이 나와서 강한 사랑의 감정을 가지게 되고 그 기간이 끝나면 차츰 시들해져 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로 볼 때 지구상의 동·식물과 인간의 사랑이 그다지 차별화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처음 인간도 종족번식의 한 일환으로 짝을 이루어 결혼을 했고, 그것은 지금까지 계속되어져 오고 있다.

어쩌면 결혼은 상식선에서 이루어지는 인간사회의 질서를 위한 인간만이 가진 제도적 산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누구든지 진실을 위해서 결혼을 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결혼은 인간이 만들어낸 인습의 굴레로 지극히 상식적인 일로 시대와 상황에 따라 그 형태가 바뀌어져 왔다고 볼 수 있다.

일처다부제, 일부다처제를 거쳐 현재의 일부일처제로 정착되기는 했으나, 그 부작용은 아직도 만만치 않게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현재의 결혼형태가 불완전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사랑의 종착점으로 결혼을 선택하고 있다.

어쩌면 결혼이 불완전한 것은 우리가 아무리 물질문명이 발달했다 하더라도 여전히 자연의 일부로 자연의 섭리에 속해 있기 때문은 아닌가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종족번식의 일환으로 내보내는 사랑의 촉매제인 호르몬의 영향에서 대부분의 동·식물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종족번식을 위한 자연 발생적인 사랑과는 다른 형태의 사랑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인간만이 가진 이 위대한 사랑은 종족번식을 위한 사랑의 촉매제인 호르몬의 영향을 초월해서 끝없이 사랑의 진실을 추구한다.

물론 이러한 사랑은 조금은 일반적이고 상식적이지 않으며, 누구나 할 수 있는 사랑은 아닐 것이다.

누구나 갈망하지만 인위적으로 할 수 없으며, 이러한 사랑은 모든 것을 초월하고, 진실의 바탕위에서 신의 섭리로 인간의 몸속에 피어나는 절정의 꽃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이러한 사랑은 서로에게 신의 영역에서나 볼 수 있는 힘을 가지게 할 뿐만 아니라 창조적인 힘을 주어 라흐마니노프의 음악과 같은 환희에 찬 음악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가슴 깊은 곳에 감동을 주는 문학작품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일찍이 이러한 사랑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한 철학자가 있는데 그에 대해서는 다음 칼럼에서 논해보기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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