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마을
시가 있는 마을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19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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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사(安靜寺)
안정사 玉蓮庵(옥련암) 낡은 단청의 추녀 끝사방지기로 매달린 물고기가풍경 속을 헤엄치듯지느러밀 매고 있다.

청동바다 섬들은 소릿골 건너 아득히 목메올 테지만갈 수 없는 곳 풍경 깨어지라 몸 부딪쳐 저 물고기벌써 수천 대접째의 놋쇠 소릴 바람결에쏟아 보내고 있다.

그 요동으로도 하늘은 금세 눈 올 듯 멍빛이다.

이 윤회 벗어나지 못할 때 웬 아낙이아까부터 탑신 아래 꼬리 끌리는 촛불 피워놓고수도 없이 오체투지로 엎드린다정향나무 그늘이 따라서 굴신하며법당 안으로 쓰러졌다가 절 마당에 주저앉았다가 한다.

가고 싶다는 인간의 열망이놋대접풍으로 쩔렁거려서그리운 마음 흘러 넘치게 하는바다 가까운 절간이다.

시집 ‘바닷가의 장례 ’(문학과지성사) 중에서<감상노트 designtimesp=10460>옥을 연꽃으로 깎은 암자에 쇠물고기 노닐고 있다.

제 몸을 부딪쳐 나온 놋쇠 소리로 하늘에 멍 빛을 내는 공덕 깊은 물고기다.

그 아래에서 엎드려 비는 아낙의 모습이 쓸쓸하다.

그러나 사람의 덕으로 이룰 수 없는 것이 풍경 소리뿐이겠는가. ‘놓아라’ 하는 천둥소리 쩌렁한 바다 가까운 절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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