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국전력이 6일부터 15일간 직원들의 점심시간을 오전 11~12시로 한 시간 앞당기기로 했다.동계 피크타임(낮 12시에서 오후 1시)에 몰리는 전력사용량을 분산해 전력공급예비율을 유지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한전은 이미 사무실 실내 온도를 18 이하로 맞췄다.
이 때문에 추위와의 전쟁을 벌여야 하는 한전 직원들에게 내복은 필수가 된 지 오래다.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에너지절약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노력을 촉구하는 하나의 퍼포먼스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한전의 이 같은 퍼포먼스가 사회전반으로 확산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한 푼의 난방비라도 아끼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집 밖으로만 나가면 상당수 직장인들의 에너지소비행태는 달라진다.
집 안에서 쓰지 못한 한풀이나 하듯 직장 내 냉·난방기를 적정온도를 무시하고 하루종일 돌리기 일쑤다.
은행,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형건물이나 대형매장이 더위나 추위를 잠시 피하는 장소로 각광받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고객의 편의를 위한 조치라고는 하지만, 겨울철 겉옷을 벗을 정도가 된다는 것은 너무 심한 에너지낭비라고밖에 볼 수 없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거창하게 전력사용량이 증가하면 전기요금 상승뿐 아니라 수요충당을 위해 값비싼 연료를 이용하는 발전소를 추가로 가동해야 해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는 설명을 하고 싶지는 않다.
굳이 한마디하자면 가정에서 유지하는 겨울철 실내 온도를 직장으로 그대로 옮겨 놓는다면, 분명 그 직장인은 '겉과 속이 같은 사람'으로 직장 내 신뢰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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