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하이닉스 인수 수순 밟나
LG, 하이닉스 인수 수순 밟나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17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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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뿐" 러브콜...실익 명분 두마리토끼잡기 속도조절
LG그룹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사상 최대 매물로 등장한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에 본격 뛰어들기 위해 전담팀(TFT)을 꾸리는 등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그러나 LG그룹은 외환위기 이후 ‘빅딜’을 통해 반도체사업에서 철수했기 때문에 재진출의 명분 축적과 함께 하이닉스 몸값 거품이 빠질 때까지 외면하며 버티는 작전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측은 △하이닉스를 인수할만한 국내기업이 LG외에는 없다는 점 △이로인해 정부와 채권단이 결국 LG가 원하는 조건을 대폭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시간이 흐를수록 강성 노조(하이닉스 반도체) 등 네거티브 요인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 하이닉스 인수전략은현재 LG 내부에는 ‘하이닉스를 인수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적극파’와 ‘하이닉스는 더이상 대안이 아니다’는 ‘소극파’가 힘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

겉보기에는 소극파가 우세해 보이지만, 적극파는 이미 하이닉스 인수를 대비해 전담팀까지 가동하고 있다.

LG가 하이닉스 인수전에 소극적으로 비쳐지는 것은 △하이닉스의 가격 거품과 △강성 노조 등으로 요약된다.

따라서 LG의 ‘하이닉스 인수전략’은 산업자원부와 채권단 뿐 아니라 시장의 ‘러브콜’이 쇄도하더라도 일단 지켜보자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채권단이 하이닉스를 해외에 매각하지 않는 이상 국내에서 인수할 만한 곳은 LG뿐이라는 자신감이 한몫 하고 있다.

특히 2000년 당시 빅딜 과정에서 빼앗긴 반도체사업을 되찾아 오기 위해서는 명분과 실익을 모두 얻어야만 한다는 그룹 수뇌부의 의지가 투영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채권단이 6∼7월 중 추진할 예정인 하이닉스 일부 지분(약 4000만주, 8.91%) 매각 성사여부를 M&A전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하이닉스 주가가 본래 가치보다 너무 고평가돼 있는 상황이라 지분 매각 작업이 실패할 것이고, 이는 곧 ‘LG 외에 대안은 없다’는 명분과 함께 합리적인 가격에 살수 있는 기회를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채권단, LG 밀어줄 수 밖에 없다”그 시기가 언제부터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LG는 경영관리팀 내에 하이닉스 M&A를 포함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전담팀(TFT)을 가동하고 있다.

LG가 보고 있는 판세는 ‘정부와 채권단이 하이닉스를 매각하기 위해서는 LG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로 요약된다.

정부와 채권단은 하이닉스에서 독립한 회사들의 매각과정에서 실익없이 첨단기술만 중국에 넘겨줬다는 따가운 눈총을 의식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비오이하이디스. 하이닉스의 LCD사업부가 독립한 이 회사가 중국으로 매각되는 과정에서 정부와 채권단은 매각대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첨단산업인 LCD 관련 기술을 중국에 통째 넘겨줬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LG, 새로운 성장동력이 없다LG가 하이닉스 M&A에 나서는 이유는 ‘10년 후 LG를 책임질 확실한 신성장동력’이 없기 때문.현재 LG의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와 LG필립스LCD, LG화학의 지난해와 올 1분기 실적을 보면 LG의 고민이 어느정도 인지 실감할 수 있다.

맏형격인 LG전자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23조 7742억원, 영업이익 9146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3.8%에 불과하다.

1분기 실적도 신통치 않다.

매출 5조7998억원에 영업이익 1906억원으로 이익률이 3.3%로 떨어졌다.

특히 믿었던 휴대폰사업마저 1분기에 적자로 돌아서 걱정이 태산이다.

LG필립스LCD 역시 지난해와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이 각각 4.6%와 2.1%를 기록하며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LG화학 역시 환율하락과 고유가 등으로 인해 지난해와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이 각각 5.8%와 3.1%로 급락했다.

이는 올 1분기 삼성전자(11.56%)와 SK(6.25%), 현대차(4.9%)의 영업이익률에 비해 형편 없이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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