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천사 어디 없나요?
기부천사 어디 없나요?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0.12.16 21: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수첩
어려운 경제 여파에 갈수록 기부액이 줄어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올 즈음 충북대학교에 1000만원이라는 장학금을 기탁하겠다는 한 60대 중년 여성을 만나게 됐다.

취재차 들른 학교에서 우연히 만난 그 여성은 자식 3명이 충북대를 졸업하고 모범적인 사회인으로 생활하고 있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게 도리라고 여겨 해를 넘기기 전 학교를 찾게 됐다는 것. 어려운 시기에 1000만원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단돈 1000원이라도 타인을 위해 내놓을 수 있는 마음은 '용기'일 수도 있다.

기부천사로 알려진 가수 김장훈씨가 최근 10억원을 또 기부했다. 김씨가 12년 동안 기부한 금액만 무려 110억원. 가난한 시절을 보낸 그는 돈이 넘쳐나서 기부하는 게 아니라 기부를 하다 보니 행복을 느껴 중독된 것 같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매스컴을 통해 20대에 불과한 연예인이 30~40억원대의 빌라를 구입했다거나 30대라는 젊은 나이에 수백억원대의 건물을 사들였다는 소식보다는 월세 아파트에 사는 김장훈씨의 "많은 돈을 벌었기 때문에 기부하는 게 아니라 기부하기 위해 돈을 번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현재까지 조성된 금액은 106억원. 작년 이맘때 600억원 넘게 조성된 것과 비교하면 매서운 겨울만큼 싸늘하기 그지없다. 올해 모금 목표액은 2242억원, 사랑의 나눔 온도는 16일 현재 4.7도에 그치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이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인 마크 저커버그가 69억달러(약 8조원)가 넘는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겠다는 뉴스로 톱박스를 장식한 반면 우리나라는 한 재벌이 매값으로 2000만원을 지불했다는 뉴스가 주요 뉴스로 다뤄지는 현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