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광장] 한번지은 이름은 영영 못바꾸나
[열린광장] 한번지은 이름은 영영 못바꾸나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16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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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방송에서 ‘삼순이’란 드라마가 사람들의 입에 많이 회자된 적이 있다.

내용도 재미있었고, 출연자들의 탁월한 연기에 많은 사람들이 매료되기도 했지만 촌티가 덕지덕지 뭍은 것 같은 주인공의 이름이 정겨워 인기를 끌기에 더 큰몫을 한 것 같다.

내가 사는 지역은 사창동이다.

청주의 관문에 위치하여 여러 여건상 참으로 살기 좋은 동네이기에 터에 상당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동 이름이 항상 마음에 걸린다.

날로 발전하는 지역의 이름 치고 어감이 썩 좋지는 않다.

좋은 이름의 사창(司倉)동의 뜻을 정확히 모르고 있기에 천박하고 나쁘게만 보는 사창(私娼)가에 대한 선입견을 두고 편견의 눈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들이 선입견을 두는것은 한때 사창동에 유흥업소가 밀집되어 대단히 번성했던 적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다음의 유래를 침이 마르도록 설명하느라 애를 먹기도 한다.

문헌을 찾아보니 조선시대 때에 춘궁기가 되면 백성들에게 곡식을 꾸어주고 가을에 받아들이는 환곡(還穀)제도가 있었다.

이때 곡식을 보관하던 창고를 칭하여 사창(社倉)이라 하였다.

가난하고 힘들던 보릿고개를 넘길 수 있도록 도와주던 고마운 창고가 있던 자리가 바로 지금의 사창동이다.

사창이 있었기에 사창 골이라 입에서 입으로 불리우 던 것이 지명이 되었고 지금은 뜻은 좀 다르지만 현재의 사창(司倉)동으로 되었다 한다.

아무리 좋은 뜻을 간직하고 있다 한들 세상 사람들이 알아주지 못하고 비아냥거림을 받는 이름이라면 한번쯤 개정해 봄직도 필요하다고.이제 청주시의 중앙이 되고 중앙이란 이름의 여고(女高)도 있으니 중앙(中央)동은 어떨까. 또는 옛날 곡식 창고가 많았다니 고창(古倉)동은…사창동에서 깊은 뿌리를 내리고 터를 잡은 한사람으로서 저 하늘에 뜬구름처럼 흘러가다 흩어져 버리고 마는 헛 바람이 아니길 진심으로 기원해 본다.

민 천 식<청주시 흥덕구 사창동 287-13 designtimesp=1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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