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
신춘문예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12.08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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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오창근 <칼럼니스트>

12월이 되면 설레는 마음으로 원고지를 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간 써 놓은 글을 정리하며 등단의 부푼 꿈을 꾸는 예비 작가들이다.

등단의 등용문이라 할 수 있는 신춘문예 공모가 각 신문에 공고되었기 때문이다

장르마다 수백 편의 작품 중에서 한 편만이 등단이라는 여의주를 입에 넣을 수 있는 희소성 때문에 밤잠 설치며 신춘문예 공모에 목숨 걸고 달려드는 사람이 많다.

새해 첫날 신문지면에 당선 작품과 이름이 실리는 영예 때문에 신춘문예를 통한 등단은 더 극적이고 감동적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중앙 일간지를 비롯해 각 지방 신문사마다 신춘문예나 신인상 공모라는 타이틀을 걸고 작품을 공모하고 있다.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신문을 통해 등단하면 작가의 권위도 높아지고 작품의 판매에도 도움이 된다.

그래서 현재의 기성작가들도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작가들이 의외로 많다. 벌써 응모가 끝난 신문도 있지만, 아직 몇몇 신문들은 현재도 응모를 기다리고 있다.

신춘문예의 묘미는 아마추어 작가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작품을 세상에 내놓고 당선작으로 선정됨과 동시에 신데렐라처럼 화려하게 문단에 명함을 내밀 수 있다는 데 있다.

우리나라 최초로 신춘문예가 등장한 것에 대해서는 다소 혼란의 여지가 있다.

1928년 조선일보가 당시 신문에 모집 요강을 발표하고, 12월 20일에 원고를 마감해, 이듬해 첫 호에 입선자와 작품을 게재했다는 주장과 1925년 동아일보에서 처음 시작하였으며, 제1회 입선작품으로는 최자영의 '옵바의 이혼사건'이 결정되었다고 주장한다.

두 신문사 간의 입장의 차이가 있어 전화상으로 문의한 결과 명확한 해답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서 더 많은 자료를 찾아보아야 한다.'라는 것이 두 신문사의 입장이다.

사실관계야 어떻든 신춘문예는 지방 신문까지 확대되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장르별로는 시·소설·수필·희곡·평론·시나리오·동화·동시 등 각 분야에서 공모하고 있다. 신문사를 통한 신춘문예와 별도로 문예지나 동인지 등을 통해 등단해 작가로서의 꿈을 펼치는 방법도 있다. 일정한 문학적 수준을 유지하며 비교적 규모가 있는 문예지는 대략 40여 종에 이르고 있으며, 이들 문예지 대부분은 장르별로 신인상을 공모하여 작가를 배출하고 있다.

문제점은 문예지를 통해 등단한 작가는 문예지를 통해 지속적으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지만, 신문사를 통한 신춘문예 작가는 일회성에 그치는 신문의 특성상 작품을 발표할 지면이 없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충청도를 기반으로 하는 신문사가 적지 않음에도 신춘문예나 신인문학상을 공모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청주의 동양일보에서 신인문학상을 공모해서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17회를 맞아 시·소설·수필·동화 부문에서 작품을 공모해 신인발굴에 노력함으로써 충청인들이 얼굴을 세워 주는 것에 만족한다. 인터넷을 통해 자료를 검색한 결과이나 다른 시·도에서는 계속해서 신인작가들에게 등단의 기회를 주는 데 비해 조금은 인색한 면이 있다.

인기가수의 공연이나 뮤지컬·연극 등의 후원에는 적극적이지만, 문학을 활성화시키는 부분에는 등한시하는 면이 아쉽다.

신문사의 속내를 속속들이 알 순 없지만, 전국적으로 많은 예비 작가들이 관심을 두는 신춘문예나 신인문학상 공모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좀 더 많은 광고 효과를 볼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12월은 한 해를 정리하고 되돌아보며 반성과 성찰의 기회로 삼는 달이기도 하지만 새해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하는 달이기도 하다.

새해 첫날 신문에 기재된 문학 작품과 어렵게 등용문을 통과한 아마추어 신인 작가의 당선 소감을 보며 새해를 시작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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