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지사 관사 해법찾기
충북도지사 관사 해법찾기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0.12.08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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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연지민 교육문화부장

충북 도지사 관사가 이래저래 말이 많다. 이시종 도지사가 민선 5기를 출발하며 시민에게 돌려준 옛 관사는 활용안으로 말이 많고, 새롭게 둥지를 튼 사직동의 새 관사는 서민형과 거리가 멀다는 것에서 이젠 매입 추진으로 떠들썩하다.

대성동의 옛 도지사 관사는 권위적인 기관의 모습을 탈피해 개방했다는 데서 시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출입통제로 굳게 닫혀있던 관사 문이 지난 7월 열리며 베일을 벗은 옛 관사는 오히려 소박한 모습이어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두 개의 건축물로 된 관사는 평범한 여느 가정집과 다를 바 없었다.

이 공간은 이 지사의 당초 약속대로 시민에게 문화공간으로 개방돼 활용되고 있다. 현재 미술전시장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는 옛 관사는 효율적인 활용도를 모색 중이다.

개중에는 도서관 사용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고, 작은 공연장이나 미술관 사용을 주장하는 이도 있다.

또 한편에선 복합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충북의 역대 지사들이 사용했던 공간에 대한 역사성도 살리면서 이 지사의 관사 개방의 의미를 살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살림집으로 만들어진 공간 구조상 딱 들어맞는 활용 해법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방이나 회의실로 사용하던 공간이어서 딱 맞는 용도가 그려지지 않고 있다.

그런가 하면 현재 이 지사가 살고 있는 사직동 한 아파트 관사는 47평형이 문제가 되어 의회에서부터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김양희 도의원은 아파트 관사에 대해 도지사 관사 개방이라는 말은 관사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도비로 47평형 고급 신축 아파트를 사용한다면 그것은 관사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따지기도 했다.

한마디로 서민형을 지향하던 이 지사의 말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었다. 또 전세 임차값 1억5천만원도 예산 낭비라는 말과 함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하지만 도지사로의 위신상 그 정도 평수는 묵인해도 된다는 것과 관사 개방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에 묻혀 잠잠해졌다.

그러던 차에 최근 아파트 관사에 대한 매입 추진이 구설수로 올랐다.

도는 아파트 관사 매입가 4억2천만원을 2011년 예산으로 편성해 의회에 제출하면서 새 아파트 관사가 문제가 된 것이다.

일부에서 새 아파트 관사 매입은 관사 이전 수준이라며 타당성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하고, 일부에선 새 관사 매입으로 옛 관사 개방이 자칫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며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일을 두고 도 관련 부서에선 전세 임차 시 분양을 조건으로 맺은 계약 때문이라고 하지만 이 지사의 입장이 곤란해지게 된 게 사실이다. 이 지사의 임기를 감안한다면 아파트 관사 매입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긴축 재정이 불가피한 현 시점에서 너무 성급하게 매입을 추진한 게 아닌가 싶다.

자의든 타의든 관사 문제는 새로운 쟁점이 되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린 아파트 관사 매입 문제나 활용방안이 고민인 옛 관사 문제는 자의든 타의든 해법찾기가 필요하다.

옛 관사는 개방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지역의 역사성을 담는 공간으로 활용해야 하고, 새 관사는 임기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도 필요하다.

논란만 들끓으면 자칫 옛 관사 개방의 의미도 퇴색될 수 있다.

살릴 것은 살리고 검토할 것은 검토해 논란을 잠재워야 한다.

옛 관사도 새 관사도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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