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두꺼비의 공존을 위한 새로운 실험
인간과 두꺼비의 공존을 위한 새로운 실험
  • 신제인 기자
  • 승인 2006.05.15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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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제인 생태교육연구소
 2005년 3월 8일, 기다렸던 님이 온 듯한 반가움에 어깨춤이 덩실덩실 절로 나왔습니다. 몇 분들과 두꺼비가 얼마나 내려올까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다들 비관적이었습니다. 두꺼비의 주요 서식지인 참나무군락 산자락이 대부분이 사라졌기 때문이었죠. 구룡산쪽으로 두꺼비 유도망을 치고 일주일을 기다렸습니다. 3월 8일, 18마리가 내려온 것을 시작으로 거의 일주일간 500여 마리의 두꺼비가 원흥이 방죽을 찾아 산란을 했습니다. 암컷이 50여마리 정도였고, 나머지는 수컷이었습니다. 이는 2004년 개발이 시작되지 전보다 반 이상 줄어 든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그렇다면 2006년에는 어떨까요? 많은 분들의 의견은 올해도 많은 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작년에 두꺼비가 많이 발견되었던 포도나무 밭 인근에서 지금은 구룡산 터널공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두꺼비들의 먹이 공급처였던 묵논이 모두 사라짐으로 인해 먹이 경쟁에서 밀린 두꺼비들이 많을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올해도 두꺼비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구룡산 쪽으로 두꺼비 유도망을 칩니다. 우선 주생태통로와 검찰청 옆 생태통로 2곳을 개방합니다. 그리고 올해는 철저한 모니터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느 쪽에서 몇 마리의 두꺼비가 내려왔는지를 제대로 확인하려고 합니다.
 
유도망 일정거리마다 두꺼비함정을 두어 두꺼비 개체수와 이통통로의 활용도, 암수구별, 크기 측정 등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두꺼비의 생태에 대한 제대로 된 보고서가 나온 적이 없기에 우리가 전문가들과 공동으로 이런 활동을 해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2월 말부터 새로이 만들어진 현장사무소에서 상주하면서 하루 3시간 단위로 모니터링을 진행할 것입니다. 모니터링은 작년처럼 유도망을 따라 이동하면서 두꺼비 함정을 조사하고 방죽으로 찾아가지 못하는 두꺼비들은 생태통로 방향으로 옮겨줄 예정입니다. 이런 모니터링은 산남3지구 입주예정자들과 시민단체 회원,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두꺼비의 친구들’이라는 모임을 조직하여 진행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생태공원 조성 공사가 2월말부터 시작됐습니다. 우려가 되었던 생태공원의 물순환 문제는 세명대 이태구 교수가 빗물 침투, 저류방안 대책을, 한국교원대 정동양 교수가 방죽 수질보전대책과 지하수 확보방안에 대한 연구를 의뢰 했습니다.  늦었지만 4월 중순까지는 대책이 수립되어 생태공원 설계에 반영될 것입니다.
 
아직 원흥이에서 두꺼비의 운명은 누구도 쉽게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인간과 두꺼비의 공존을 위한 새로운 실험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생태계를 생태공원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고 도시개발의 한 복판에서 사라져 버린 예전의 모습대로 생태계를 복원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많은 시행착오와 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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