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 의미에 따른 선택
송년회 의미에 따른 선택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12.07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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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최현식 <주성대학 보건행정과 교수>

이번 주부터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송년 모임 약속을 위한 지인들의 연락이 많아지고 있다. 예년에 비해 동창회를 중심으로 모임의 규모와 인원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느껴진다. 모임의 구성원으로서 보고 싶은 얼굴들도 많지만, 외형적 모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모임의 횟수가 늘어가면서 모임의 성격이나 의미에 따라 참석 여부를 고민하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12월의 대부분 모임은 송년회를 겸해 이뤄지고 있다. 한때 망년회로 불리기도 하였던 송년회(送年會)는 연말에 한 해를 보내며 베푸는 모임이지만, 직장인들은 그리 반기는 분위기가 아니다.

그럼에도, 매년 송년회가 지속되고 더욱 확대되어가는 것은 모임의 성격에 따른 동질감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과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

자신이 알고 있는 인적네트워크가 존재한다는 것,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는 단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인맥을 넓히기 위한 심리적 요인이 작용한 것이라 여겨진다.

최근 들어 송년회 하면 떠오르던 음주가무(飮酒歌舞)형에서 모습도 다양화되고 있다. 작년부터 활성화되고 있는 대기업 중심의 불우이웃과 함께하는 자원봉사, 와인 한잔을 곁들인 유럽식 파티모임, 공연을 관람하고 가볍게 식사를 하는 문화이벤트 모임에서 미혼남녀가 연예인 표찰을 달고 하는 송년커플파티, 도망을 못 가게 열차에서 벌이는 별 밤 송년회 등의 이색 이벤트에 이르기까지 구성원의 취향에 맞고 흥겨운 모임으로 변화되고 있다.

그렇다고 지인들과 기울이는 소주 한잔의 의미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 한 해 동안의 직장에서나 가정에서의 힘들었던 일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마음을 담아 건네는 술 한잔은 마음의 평온함을 찾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어떠한 형태의 모임을 계획하던, 모임이 끝난 후 귀가하는 차 안에서 미소를 띠울 수 있다면 모임의 의미는 찾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누구나 세월이 흐를수록 사회적 네트워크와 인적 인프라는 확대될 것이며, 이에 따른 모임의 횟수도 많아질 것이다. 송년회 참가횟수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직장인들은 평균 3회 정도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한 주에 1회 정도의 모임에 참석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가입된 모임의 횟수는 더 많을 것이다. 이렇다 보니 연말이 되면 늘어난 송년회 자리로 인해 가입된 모임의 가치를 저울질하여 참석여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 여겨진다.

대부분 송년회 참석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만나고 싶은 지인들이 있는가'와 '참석할 수밖에 없는 곳인가'를 고민 할 것이며, 여기에 부수적으로 회비에 대한 부담감도 작용할 것이다. 모임마다 확대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고급스러운 장소를 선택하고 회비를 책정함으로써, 정겨운 지인들을 만나기 이전에 회비가 얼마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연말 송년회를 빌미로 평소에 접해보지 못한 장소에서 특별한 음식으로 멋을 내던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추억여행을 위해 절경과 맛집을 찾을 정도의 생활수준에 도달한 현대인들에게 송년회의 장소나 규모가 주는 의미보다 시간적, 경제적 부담없이 서로의 정을 나눌 수 있는 편안함을 주는 모임이라면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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