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뢰산을 다녀와서
만뢰산을 다녀와서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04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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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속도에 너무 쫓겨 살면 우리의 영혼이 지쳐 다가올 시간이 없다”는 법정스님의 법회가 떠오른다.

나는 온갖 생각을 내려놓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차분히 바라보기 위하여 진천에 있는 만뢰산을 찾았다.

만뢰산은 ‘만인이 기대어 산다’는 유서 깊은 명산이다.

이곳은 반딧불이의 서식을 복원하고 다슬기와 개구리 등을 보호하는 ‘자연생태보전’ 지역이다.

산골짜기에서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정겹게 들린다.

정상에 가까울수록 진달래가 만발하여 봄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산 정상은 넓은 헬기장으로 사방이 시야가 확 트여 있어 조망이 시원스럽다.

이곳은 삼국시대 신라와 고구려의 격전지로서 김유신 장군의 아버지인 진천태수 김서현 장군이 쌓았다는 옛 성터의 흔적이 남아있다.

동남쪽 나뭇가지 사이로 연곡저수지가 보이고 그 뒤에 김유신 장군의 생가가 눈에 들어온다.

산 정상엔 당시의 우물터인 ‘연보정’의 흔적이 남아있다.

김유신 장군의 태실은 인근 태령산 정상에 안치되어 있으며, 길상사에는 장군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하산길에 보탑사를 찾아 뒤뜰에 있는 약수를 한 바가지 떠서 마시니 등산의 피로가 말끔히 가시는 듯 오장육부가 다 시원하다.

보탑사에는 고려 초기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보물 404호 ‘석비’가 있는데 비문이 새겨져 있지 않아서 ‘백비’라고도 한다.

등산을 하면서 주변 경관과 맑은 공기 그리고 소중한 문화유산을 가슴으로 느끼게 되었다.

한편으로 지난 1990년 경기도 안성군수로 재직중이던 필자에게 진천군과 접경지역에서 산불이 크게 나서 진천군수와 무선으로 연락하면서 밤을 지새우며 진화했던 기억이 스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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