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하는 방법까지 교육해야 하나
소통하는 방법까지 교육해야 하나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0.11.09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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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깜놀(깜짝 놀라다), 열폭(열등감 폭발)….'

중·고생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말문이 막힌다. 세대 차이도 있겠지만 사전에도 없는 말을 인터넷 신조어를 일상언어처럼 사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정부기관 민원실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청소년들의 말은 너무 짧다고 털어놓는다. 민원실을 찾는 청소년들이 "○○○가 필요합니다"라는 문장도 길게 느꼈는지 필요한 서류 이름만 대고 가만히 서 있는 광경을 목격하면서 든 생각이란다.

이 직원은 "청소년들이 완성된 문장을 구사하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그래도 자신의 목적과 무엇을 원하는지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모르고 있다"며 "중간을 생략하고 결과만을 말하면 사실이 왜곡되는 것이 더 문제가 돼 상대방과 소통하는 방법을 별도로 교육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우스갯소리처럼 들렸지만 뼈있는 말이다.

한 학부모는 자녀의 일기장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는 말도 한다. 완전한 문장을 상상하지 않았지만 앞뒤 문맥이 사라진 문장을 보며 걱정 끝에 학원을 한 곳 더 보낼 작정이라고. 학교에서 상대와 소통하는 방법까지 교육시켜야 하는 세상이 됐다.

청소년들의 대화 통로로 사용되는 핸드폰의 문자메시지.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최대 80자를 넘지 않기 위해 최대한 단어는 짧게, 접속어는 생략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정말 용건만 간단히 해야 한다. 하고 싶은 말보다는 필요한 말만 해야 하는 '창'인 셈이다.

그래서 기성세대들이 느끼기에 청소년들의 말은 참 짧다. 줄여서 말하고 줄인말을 못알아들으면 소통부재를 여실히 느끼는 세상이다.

인터넷 속도만큼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청소년들.이들에게 기성세대들이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준 적은 있는지 반성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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