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가에 얽힌 유감스러움
찬송가에 얽힌 유감스러움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11.08 2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낮은 자의 목소리
김태종 <삶터교회 담임목사>

지금 한국교회에서 쓰고 있는 찬송가 안에 담겨 있는 것들은 참으로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부르면서 하느님의 사랑과 넉넉하심을 느끼게 한 좋은 것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것들은 찬송가로 채택하기에는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들도 적지 않습니다.

우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먼저 꼽아 보면 찬송가 가운데는 어법에 맞지 않는 것들도 제법 있고 억지스러운 것도 곳곳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전투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는 것들이라는 것이 내 생각입니다. 언젠가부터 나는 전투적인 것을 부담스러워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어떤 싸움이라 하더라도 싸움에 관한 것이라면 거부하려는 내 안의 나를 보면서 스스로 그런 마음을 가지는 것을 대견하게 여기며 북돋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내 눈에 전투적 찬송가는 기독교의 본질과 많이 동떨어진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보게 되었고 기독교의 독선적 모습이라든가 폭력적인 성격이 그런 찬송가들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일요일 아침마다 찬송가를 크게 틀고 시내를 돌아다니는 트럭이 하나 있습니다. 한동안 안 보이더니만 오늘 아침에 다시 돌아다니는 소리가 들렸는데 누군가 순수한 마음으로 하는 거라고 생각은 되지만 오늘날과 같은 상황에서 참 무모하고 철없는 짓이라는 생각은 지울 수 없었습니다.

찬송가를 부를 때 하느님이 기뻐하시고 사람들도 그 노래에 마음이 푸근해질 수 있다면 참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싶은 마음도 들고 그래서 좋은 노래들만 골라보면 어떨까 싶을 때도 있고 역시 우리에게 있어서 민족적 정서를 담은 최고의 찬송가는 아리랑이라는 데에까지 생각이 내달리는 일요일 아침 날씨도 흐린데 한국교회를 생각하는 마음 또한 무거워지는 걸 어쩔 수 없습니다.

교회가 이 사회 안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그리고 사회가 교회를 바라보는 눈길은 따뜻한지 부드러운지, 아니면 의심 가득하거나 아니면 거추장스러움인지를 되살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 보다 성숙한 종교적 태도가 어떤 것인지를 헤아리는 마음이 그다지 밝고 맑지만은 않은 시점임을 솔직하게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회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좀 더 많이 생각해야겠다는 데까지 그리고 아름다운 찬송을 부르며 마음을 다독여야겠다는 생각까지 해 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