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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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05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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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한 마리 날아 왔다.

사람은 내 안에서조차 버렸는데버릇처럼 또 창문을 열었구나.어리석음이여속살이 아리도록 눈부신 햇살도훼절(毁節)한 세월도이 아침을 맞아 그대로 살건만내 어느 구석 탐욕처럼 살아 있는케케묵은 그리움 하나나는 아랑곳없이제 늙은 목만 길게 뺀다.

-‘노거수 그늘에 앉아 세월을 묻다’(심미안) 중에서<감상노트>그리워지는 한 사람을 생각한 적 있는가. 그리움이 짙다는 건, 피 맺힌 이별의 순간을 상처로 갖고 있다는 거 아닌가. 새 한 마리가 빈 곳에 발을 내민다고 창문을 열겠는가. 하지만, 참지 못하고 문을 열어 그리움을 흔드는구나. 햇살도 세월도 아침에 그대로 살아 느긋한데, 마음에 여울처럼 빙빙 도는 그리움의 병은 늙어도 청승맞기만 한 것인가. 아마도 그리움은 평생 살아도 알지 못할 슬픈 어머니의 눈물에 깃든 기다림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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