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 <77>
궁보무사 <77>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05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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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부용아씨의 복수

결국 창리와 두릉은 명기 가격에 대해 강치와 끝내 타협을 보지 못한 채 그냥 돌아갔고 이 바람에 강치는 몸이 바짝 달아오르게 되었다.

“아, 아이고……. 이거 내가 값을 너무나 과하게 불렀나요. 지금이라도 당장 뒤쫓아가서 가격을 좀 깎아주겠다고 하면 안 될까요?”“안됩니다.

속이 빤히 보이게 이제 와서 명기 값을 크게 깎아준다고 해봤자 돌아올 사람들도 아닙니다.

그러니 지금은 차라리 이 근처에다 싼값을 받고서라도 명기를 일단 넘기시는 게 좋을 듯 싶습니다.

후일을 기약하여야지요.”율량의 심복부하 봉명이 이런 의견을 내었다.

“하아! 아까워라. 일단 먹고나면 제대로 된 그 참맛을 알 터인데……. 알았소. 그럼 적당히 팔 수 있는 곳을 한 번 소개해 보시오.”강치는 몹시 씁쓰름한 표정으로 한숨을 푹푹 뱉아가며 말했다.

결국 강치는 봉명이 시키는 대로 옥성(玉城) 성주 취라(吹羅)에게 그 명기 여자를 백미 딱 열가마만 받고 넘겼다.

사실 강치로서는 이미 율량에게서 황금덩어리를 받았기에 본전을 빼고도 충분히 남음이 있어 별반 손해가 날 수 없었다.

그러나 강치가 데려온 명기 여자는 자기 몸이 어떻게 팔렸든지간에 옥성 성주 취라에게 가서 그 기가 막힌 잠자리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주었다.

“아이고, 아이고……. 세상에 이렇게 좋을 수가! 아이고, 좋아라!”옥성 성주 취라는 거의 초주검에 이를 정도로 명기 여자와 더불어 질퍽한 사랑 놀음을 즐겼다.

그 바람에 옥성은 물론 한벌성과 팔결성 안팎으로 묘한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물론 이런 묘한 소문 따위들은 율량이 자기 심복들을 몰래 시켜서 고의적으로 퍼뜨린 것이었다.

“원래 팔결성주 오근장에게로 가야할 명기 여자가 옥성 성주 취라에게 아주 헐값으로 팔려갔다더구만.”“그 명기 여자의 잠자리 기술이 어찌나 능숙하고 또 대단했던지 옥성 성주 나이가 한 십년쯤은 더 젊어진 것 같다고 하더구만.”“하, 그러고 보니 복(福)있는 남자는 따로 있구만.”“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 명기 여자가 가져온 아주 이상한 기름이라네. 여자랑 그걸 하기 전에 그 기름을 남자의 거기에다 골고루 찍어바르게 되면 적어도 반나절내지 한나절 정도는 대꼬챙이처럼 빳빳하게 서있는다는구만.”“허허……. 그래?”“그게 정말이야?”“정말이고말고…….”강치 조차도 모르는 이런 엉뚱한 기름 얘기와 더불어 오근장 성주에게 가려던 명기를 우연찮게 맞이하게 되어 지금 한참 희희낙락하고 있는 옥성 성주 취라에 대한 얘기 등등은 계속 소문으로 퍼져나갔고, 이러한 소문은 마침내 팔결성주 오근장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오근장은 발끈 성을 내며 외쳤다.

“아니, 도대체 무슨 얘기야? 원래 나에게 오기로 되어있던 명기 여자가 엉뚱하게 옥성 성주 취라에게 헐값으로 팔려갔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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