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천
무심천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4.06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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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 대통령이었던 사람은 국민들의 혁명으로 인해 망명을 한 뒤 타국에서 생을 마감했다.

두 번째 대통령이었던 사람은 오랜 독재 끝에 그 휘하에 있던 사람의 총에 맞아 사라졌다.

셋 째, 넷 째 대통령이었던 사람들은 옳지 못한 집권으로 퇴임 이후에 훈장까지 취소되는 경우를 맞았다.

그 이후도 썩 아름답지는 못했다.

돈을 내지 않고 골프를 쳤다.

많은 의혹이 있지만 해명하지도 되지도 않는다.

성추행을 했다.

잠적했다.

법의 심판을 받겠단다.

그 쪽이 자기에게 유리하게 적용이 될 거란다.

자리에 연연하는 태도가 아름답지 못하다.

테니스를 공짜로 쳤단다.

한 점 부끄럽이 없단다 - 부끄럼 없다는 그 태도가 더 부끄럽다.

광복 이후 60여년이 지났다.

그동안 백성들을 다스린다는 사람들 중에서 참으로 우러러 볼만한 사람이 있었는가를 생각해 본다.

곰곰이.불행이도 딱히 떠오르는 인물이 없다.

지위는 높았으나 진정으로 존경 받고 안팎으로 지도자다웠던 인물이 없다.

슬픈 한국 현실이다.

높은 지위에 오르기 전에는 항상 이야기 한다 “국민의 충복이 되겠다” 운운하지만 그것은 자리에 오르기 전 뿐, 자리에 오르고 나면 국민을 충견으로 부리려 한다.

지위를 이용해 재산을 불리고 법의 면죄를 받는다 갖가지 혜택과 안락을 누린다.

치부가 드러나도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기게 되고, 지위가 높은 사람이 이기는 세상이다.

치부를 들추면 바로 무고죄를 걸어 질질 세월을 끌다가 망각이라는 수단을 이용해 다시 고개를 디민다.

천 오백여년 전의 신라 노래를 떠올린다.

- 문을 열면 떠 있는 달이흰 구름을 따라 떠가는 것처럼….높으신 님이 지니신 뜻을 따르고자 하노라아아, 잣나무 가지처럼 높아차마 때 타지 못할 높으신 님이여 -(찬기파랑가. 의역. 중략)신라 시대, 높으신 그 분들은 지위에 걸맞게 뜻과 마음이 같이 높았단다.

그래서 잣나무처럼 곧게 자라 어떤 사악함도 때탐도 그 높은 분을 침노하지 못했단다.

그런 분이 있기는 있었나보다.

천 오백년 전에. 그 오래 전에는 그런 분이, 꿈 같은 님이 있으셨나 보다.

그런 우러름의 대상이 간절히 기다려지는 봄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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