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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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4.12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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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축구 선수 하인스 워드 이야기로 소란하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매 시간 인터넷으로 보도되는가 하면 신문과 방송 역시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가. 성공한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한국인들은 그의 성공은 어머니 김영희씨의 헌신적인 희생 때문이며, 그 헌신적 희생이야말로 한국적 가치라고 생각하면서 자랑스러워한다.

한국인들은 부계나 모계 중 하나의 혈통이 한국과 관계가 있으면 한국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인스 워드는 분명한 미국인이다.

출생 속지주의(屬地主義)를 택하지 않는 한국의 법에 따라도 그렇고, 성장의 배경도 그렇고 현실 또한 그러하다.

이러한 현상의 심층에는 ‘반만년 역사를 가진 배달민족’과 같은 비과학적인 신화(神話)가 자리잡고 있다.

생물학적으로나 문화인류학적으로 한국인은 단일민족이 아니다.

전세계에 단일민족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종과 민족은 교류와 혼혈을 통하여 생존하는 것이며, 그것은 결코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열강의 침탈(侵奪)에 저항하기 위하여 공동체 의식이 필요했고, 이 때 강력한 의식인 민족주의를 내면화시켰다.

이것이 현재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민족주의 의식과 민족감정이다.

물론 민족주의는 과거의 저항민족주의 시대에 필요한 담론이었고 앞으로 통일국민국가의 완성에도 필요한 담론이다.

세상이 변했다.

단일민족 신화로 세계화의 시대를 살아갈 수 없게 된 것이다.

자본과 노동의 이동은 사람의 교배와 혼혈을 피할 수 없게 만들었다.

시간이 갈수록 인종간의 교배는 다양해질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만은 단일민족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식은 시대착오적이다.

한국적인 가치와 민족적 특성을 유지하는 것은 좋지만 지나치게 배타적으로 단일민족 신화를 고수하는 것은 민족과 국가에 이롭지 않다.

이제 한국은 단일민족 신화를 해체하고 모든 민족이 평화롭게 살고 함께 번영하는 열린 민족주의 담론을 채택해야 한다.

배타적 민족주의, 자민족중심주의, 패권적 민족주의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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