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에게 기쁨을
모든 이에게 기쁨을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9.27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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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최현성 <용암동산교회 담임목사>

추석은 설과 단오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명절 중의 하나입니다.

추석을 한가위('한'은 큰 것을 말하고 '가위'는 한 달의 절반 즉 보름을 나타내는 말 그래서 큰보름), 가배일(가배는 가운데를 나타내고, 또는 그 성과의 많고 적음을 살펴 진 편에서 이긴 편에게 잔치를 베풀게 되므로 갚는다는 뜻에서 유래됨), 중추절(가을을 초추, 중추, 종추, 3달로 나누었을 때 음력 8월이 가운데 끼어 있어서 표현함)이라고 말합니다.

추석이 되면 고향을 찾게 됩니다. 올해는 추석연휴가 길게 늘어져 있어서 4000만에 가까운 사람들이 이동을 했다니 가히 최대의 명절이라 불리는 것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마 이때라도 고향을 찾으면서 사라져가는 고향의 의미와 정서가 되살아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이번 추석에 시골길을 걸어가면서 가슴에 들어오는 느낌이 많이 있습니다.

길가에 피어 있는 코스모스의 희고 붉은 꽃잎들이 우리들을 반겨주고, 고추잠자리의 자유스럽고 평안함이 우리들을 고향으로 인도합니다. 아직은 설익었지만 밤 가시를 발로 비집고 밤을 까먹고, 아직 완전하게 빨갛지는 않지만 수줍은 듯 약간 홍조를 띤 푸른 대추를 따먹으며 향수에 젖어 봅니다.

나이가 들고, 도시 생활에 젖어 있어서인지 고향의 이미지가 나 자신의 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던 고향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에 때로 벅찬 감격이 식어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시인 정지용이 쓴 시 가운데 '향수'와 짝을 이루는 '고향'이라는 시에 있는 시구가 생각납니다.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 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쓰다./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아마 시인도 그리움을 안고 찾아온 고향에서 느끼는 상실감이 있었나 봅니다. 이때가 일제강점기였기에 그런 마음이 더 심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 봅니다. 그래도 고향은 우리의 영원한 안식처이며, 영원히 안기고 싶은 엄마의 품입니다. 실컷 뛰어놀다 피곤하고 고단하다가도 집에 돌아와 엄마의 품안에 안겨 쌔근 쌔근 잠이 드는 천진난만한 아이의 모습을 생각하고 "아! 고향은 이런 곳이구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번 추석에도 문자를 통해 보내온 기쁨의 메시지가 무척 많은데, 그중에 중복되는 것을 빼고 몇 마디만 소개를 해 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달님만큼 넉넉하고 행복하세요.

온가족 친지와 어우러져 즐겁고 행복한 추석되시길 기도합니다.

한가위~ 행복한 추석지내세요. 사랑합니다.

지역사회, 이웃, 가족과 함께 즐거운 한가위 되시길 기원합니다.

가족과 편안한 시간 보내시고 보름달처럼 풍성하고 가을 들판처럼 넉넉한 명절이 되시어

행복한 추석 보내세요^^

행복한 2010년 한가위,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즐겁게 보내세요^^*

샬롬! 정겹고 따스한 추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행복하십시오.^^*

모든 문자들이 가슴에 주는 메시지는 모두 다 참 좋은 말들이라는 것입니다. 어느 단어 하나 원망이나 불평이나 부정적인 단어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문자를 받아 적으며 "우리들이 어느 곳에 있든지, 어떤 환경에 처해 있든지 긍정적이고, 좋은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올바르고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겠다"라는 깨달음을 가져 봅니다.

올여름에는 비가 많이 내려 풍성한 추석이 되지는 않았지만 마음만은 풍요로움과 넉넉함으로 채워져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추석은 고향을 떠난 도시인들의 각박한 삶 속에 위안을 주기도 하고, 고향에 대한 자긍심,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적인 삶의 중요성을 느끼게도 합니다. 추석 명절을 지내면서 우리가 말하는 이야기 속에, 우리가 행하는 행동 속에 모든 이에게 기쁨과 평안을 주는 삶을 이어갈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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