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소녀들이 자랑스럽다
태극소녀들이 자랑스럽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9.26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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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문종극 편집국장

참으로 대단한 일을 해냈다. 이런 경우를 쾌거라고 한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했다.

대한민국 여자 U-17 축구대표팀의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 우승.

특별한 수식어가 필요없다.

긴 징검다리 추석연휴 마지막날의 쾌거는 온 국민의 명절증후군 스트레스를 확 날려주는 낭보였다.

우승이라는 대위업 달성.

어린 태극소녀들의 우승 신화는 아무리 침이 마르도록 칭찬해도 모자라다.

여자축구 불모지나 다름없는 척박한 환경속에서 이룬 위업이기 때문이다.

여자축구의 열악한 인프라는 말할것도 없고 '여자가 축구를 하느냐'는 편견속에서 우리 태극소녀들이 대업을 일궈냈다.

우리나라 여자축구팀은 초등부 18팀, 중등부 17팀, 고등부 16팀, 대학부 6팀, U-12 1팀, 실업 7팀으로 총 65팀에 등록선수는 1404명이 고작이다. 735팀, 2만2210명이 등록돼 있는 남자선수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북한만 해도 여자축구 실업팀이 60개 이상이며, 3부 리그까지 운영된다고 한다. 축구 인프라가 잘 갖춰진 미국, 독일, 일본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우리 현실은 여자축구에 대한 정부 지원 등의 문제는 차후다. 우선 선수 자체가 절대부족하다.

이런 척박한 환경속에서 일궈낸 월드컵 우승은 어떤 설명으로도 이해되기 쉽지 않다.

그래서 국민들이 더 더욱 열광하는 것이다. 특히 숙적 일본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자 국민들의 기쁨과 환호의 목소리는 대단했다.

대한민국이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국민들은 "감동스럽고 자랑스럽다"며 환호했다.

"드라마보다 더 감동적인 승리였다.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어린 선수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궈낸 값진 승리고 감동이다", "멋있었고 눈물이 난다", "자부심을 느낀다. 정말 큰 감동을 받았다", "너무나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내고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아올린 우리 여자 대표팀 정말 고맙다.", "어린 여자 아이들이 기나긴 시간을 내달릴때 안쓰러웠는데 이쁘고 사랑스럽다", "대한민국 여자 대표팀 당신들이 있어 자랑스럽고 행복한 주말 아침이다. 세계 최고 대한민국, 눈물이 앞을 가린다", "이젠 여자가 대세다. 암탉이 울면 알이 생긴다. 자랑스런 대한의 덧? 사랑한다" 등등.

이렇듯 국민들은 각종 매체를 통해 표현할 수 있는 수식어를 모두 동원해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이 같은 환호와 열광을 이제 여자들이 축구를 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쏟아야 한다.

여자축구의 가장 큰 시급한 문제가 선수수급 문제다. 여자들도 축구를 통해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환경,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환경 등이 필요하다. 남자선수들과 같이 적극적인 해외 진출 방안도 모색돼야 한다.

20세 이하(U-20) 대회에서 맹위를 떨친 지소연의 경우 대회 이후 미국과 독일의 클럽들로부터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았다. 지소연의 성공사례가 확산된다면 여자축구에 대한 인식은 조금이나마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우리 사회의 여자 운동선수에 대한 편견도 보다 빨리 사라질 것이다.

어쨌든 이번 쾌거는 월드컵이 열릴때마다 우승컵에 입을 맞추는 축구선진국 선수들의 세레모니를 바라보며 마냥 부러워만했던 국민들의 갈증을 시원스럽게 해갈시켜주는 통쾌함이었다. 덕분에 명절 스트레스도 일거에 날리는 짜릿함도 맛보았다.

이번 17세 이하 여자축구의 우승이 앞으로 유망주 육성과 발굴을 위한 체계적인 축구 환경 구축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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