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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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4.12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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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는 한번 쓰고 버리는 1회용 크린넥스 화장지가 아니다.

”,“나의 어린 손자들이 고용불안정에 시달리는 것을 용납할수 없다”, “나의 제자들에게 필요한 건 1회용품 같은 일자리가 아니다.

”결국 그들이 이겼다.

한달 동안 프랑스 전역을 달구었던 CPE(최초고용계약제)에 맞선 그들의 투쟁에서 그들은 승리자가 되었다.

그런데 그들은 누구인가? 고등학생, 대학생, 그 학생들의 스승, 그 학생들의 할머니, 그들의 형이자 아버지들인 노동자들, 바로 이들이었다.

26세 미만의 청년노동자들이 처음으로 취직했을 때, 최초 고용일로부터 2년이내에는 마음대로 해고될수 있도록 하는 CPE 법률에 맞서 그들은 완벽한 하나가 되었고, 그 하나됨은 승리의 결정적 요소가 되었다.

올초 49%였던 지지율을 자랑하며 차기 대통령을 꿈꿔왔던 프랑스 집권 대중운동연합의 드빌팽 총리는 이번 사태를 겪으며 지지율이 25%로 완전히 반토막이 났다.

이것은 프랑스 청년과 노동자들의 가두정치의 완전한 승리이다.

드빌팽 총리의 CPE 법안 폐기 연설을 시청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한 프랑스 노동자들은 “프랑스 노동자들의 위대한 승리”라고 환호했다.

이렇게 지구 반대편에서 “노동자들의 위대한 승리”의 소식을 듣는 한국의 노동자들은 착잡하다.

프랑스 CPE보다 더욱더 가혹한 비정규관련법안이 국회의석의 90% 이상을 가진 열린우리당, 한나라당에 의해 추진되고 있고, 당사자들의 불만도 쉽게 표현되지 않고 있다.

일정정도 보호장치를 가지고 있는 조직된 노동자들 이외에는 이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학생들은 도서관 울타리에 감금당한 채, 잠시후면 진행될 월드컵으로 탈출만을 꿈꾼다.

그래서 프랑스 노동자의 위대한 승리의 기쁨 앞에서 한국의 노동자들은 착잡해진다.

그러나, 우리 한국의 노동자들도 결국에는 승리할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이 법안이 설령 통과되어 노동자들의 삶이 암흑의 구렁텅이로 빠져들수록, 거리에서 노동자들의 축제가 조직화될 가능성은 더욱더 열리게 될 것이다.

‘노동자들은 1회용품이 아니다’라는 절규는 더욱더 확산될 것이다.

마침내 축제가 열리고 성난 노동자들의 가두정치는 이 법안을 추진했던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을 반토막 낼 것이다.

이 법안의 폐기는 의회안에서의 대화와 타협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가두정치에 굴복하는 방식으로 될 것이다.

프랑스 CPE에 맞선 그들의 위대한 승리처럼, 한국의 노동자들은 다시 한번 위대한 승리의 경험을 간직하게 될 것이다.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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