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심이 높아지는 길
하심이 높아지는 길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9.13 21: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낮은 자의 목소리
혜전 <청원 석문사 주지스님>

무한한 고통과 아픔 뒤에 성공이 있다.

삶은 한 번으로 만족하고 한 번으로 성공하고 한 번으로 실패하고 한 번으로 불행한 것이 아니라 이 두 가지 공동체 속에서 연속되는 것이 인생의 삶이라는 것이다. 구름은 하늘을 맑히고 고통은 마음을 맑힌다. 비가 내려야 먼지가 제거된다. 상대가 나를 대가로 만들고 장애물이 나를 강하게 만든다. 중상모략 온갖 수단으로 나를 괴롭히고 헐뜯고 욕하고 해치고 배신하는 사람보다 더 큰 은인은 없다. 천대 받고 모욕 받는 것이 진정한 행복의 길임을 알라! 무슨 일에든지 남에게 지고 밟히는 사람보다 높은 사람은 없다.

남에게 대접받을 때가 나 망하는 때이며, 나를 칭찬하고 숭배하고 따르는 사람들 모두 나의 수도를 방해하는 장애물일 수 있다. 질 줄 아는 사람이 가장 용맹스럽고 용기 있는 사람이다. 고통을 이겨내는 정도만큼 성공도 커진다. 열반의 길이 그만큼 가까워 온다는 것이다.

열반이란 모든 것을 이겨내는 길이다. 비난도 멸시도 괴로움도 번뇌도 다 소멸시켜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겨내면 한없는 평화가 온다. 수행이 있기에 열반이 있고 고행이 있기에 번뇌가 녹는다. 왕사인 나옹조사는 미움과 천대를 받으려 일부러 도적질을 하였다.

누구에게나 버림받는 사람, 멸시당하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대도(大道)에 들 수 있다. 언제나 고되고 천한 일은 자기가 하라. 도가 높을수록 마음을 더욱 낮추고 모든 사람을 부처님같이 존경하는 사람이 부처님의 삶이다.

천대와 모욕처럼 큰 가피가 없고 나를 채찍질하는 것이 없으니 그의 은혜를 알라. 항상 남이 나를 해치고 욕할수록 그 은혜를 깊이 깨닫고 그것이 참된 부처님의 가피임을 알라.

중국의 고승 한산 스님과 습득이라는 스님은 천태산 국청사에 계실 때 미치고 어리석은 행동으로 모든 사람들의 모욕과 천대를 받았다. 남에게 존경받을 생각이 있으면 남이 존경하지 않는다. 내 몸을 낮춰 한없이 낮은 곳까지 내려가면 나도 모르게 가장 높은 곳에 있게 된다. 가장 낮은 곳에 바다가 있다. 물은 낮은 곳으로 쉼 없이 흐른다. 큰 부자는 재산을 깊이 감추어 없는 것같이 한다. 어진 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과 같이 행동한다. 그대의 도도하고 교만한 생각을 버려라. 무엇을 알기에 그렇게 잘난 척하는가 살과 뼈는 다 썩고 오직 입만 살아 있는 사람들이 세상을 덮고 있다. 항상 자기 허물만 보고 남의 시비선악을 보지 말라! 내가 그르고 네가 옳다 하면 그곳에 무슨 다툼 있겠는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받는 사람은 모든 사람을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다. 눈먼 사람은 아름다운 장식품을 얻어도 그 기쁨을 모른다. 어리석은 사람은 부처님을 만나도 그 기쁨을 모른다. 지혜로운 사람은 항상 내면의 빛으로 자신을 비추고 마음을 다스린다. 우리는 항상 지혜가 모자라 괴로움을 겪는다. 지혜는 항상 백지 위에 쓰이는 것. 순수가 있는 곳에 진보가 있다. 발전이 있다.

지금까지의 말은 나를 버리고 열심히 정진하며 노력하면 그 결과는 성공이란 삶으로 전개된다는 것이다. 8월은 한가위 우리민족의 명절이 다가오고 있다. 5000년 역사 속에 우리의 선조께서는 1년 동안 땀 흘려 지은 곡식으로 나를 낳아준 조상 부모께 차례를 올리고 헤어졌던 가족이 한데 모여 정을 나누게 한 선조들의 지혜의 말로 한량없는 묘법이다. 크나큰 방편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가슴속 깊이 새기면서 희망이 넘치는 추석 보내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