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공항과 흑묘백묘론
청주공항과 흑묘백묘론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0.09.05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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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당초 지난 6월 말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던 청주국제공항 민영화가 '공항방호'에 따른 부처 간 갈등으로 표류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청주공항이 공군 제17전투비행단과 맞대어 있고 민영화될 경우 현재 공항공사가 맡고 있는 공항방호의 주체가 어디가 돼야 하느냐다.

국토해양부는 민영화의 취지에 맞게 민간사업자가 방호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국방부는 이 경우 국가안보에 구멍이 생긴다며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방부는 공항 운영권이 민간에 넘어갈 경우 전투기 출격 횟수 및 일정 등 군사기밀이 민간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 소속의 이시종 충북지사가 청주공항 운영권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

정부가 청주공항 활성화에 대한 확실한 대책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민영화하는 것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모든 주장들은 일견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이 주장들이 공허한 '말잔치'로만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청주공항을 조기에 활성화해 지역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대명제가 소홀히 다뤄지고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크고 작건 모든 일에는 거시계획과 타이밍이라는 게 있다. 청주공항은 최근 국제정기노선 확충과 국내선 이용객 증가 등으로 모처럼 조기활성화의 희망을 품게 됐다.

그런 측면에서 꼭 민영화가 아니어도 좋다. 반대로 민영화만이 공항 활성화 방안이라면 빨리 성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실로 오랜만에 찾아온 절호의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청주공항을 둘러싼 논란을 보고 있자면 중국의 경제개방을 이끌었던 등소평의 '흑묘백묘(黑猫白猫, 검은고양이든 흰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론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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