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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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4.05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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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목일
“물 없는 땅 나무 없는 산을 두고 증산이란 기대할 수 없습니다.

” 이 말은 조국근대화와 국토녹화에 국운을 걸었던 고 박정희 대통령이 1964년 제19회 식목일 기념사에서 밝힌 의지이다.

“국토는 자원의 보고이며 울창한 산림은 부국의 원천입니다…. 살기 좋은 낙토를 자손만대에 길이 물려줍시다.

” 이 말 역시 1976년 제31회 식목일날 대통령의 담화문 일부이다.

올해는 환갑을 맞는 61회 식목일로 우리 모두가 숲의 가치에 대하여 다시 한번 되새겨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우리나라는 지난 반세기 동안 온 국민이 황폐된 산림녹화를 위해 나무를 심고 숲을 가꿔 국토를 푸르게 만든 것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성공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일제 침탈과 광복, 전쟁으로 이어지는 기간 동안에 황폐해진 산림을 녹화하기 위해 온 국민이 피와 땀을 흘린 결과로 오늘날 세계가 놀랄만한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난 이 감동은 눈시울을 뜨겁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다.

오늘날 문명의 화두는 ‘지속가능한 것’을 위해 집중되고 있다.

세계 문명의 흥망성쇄의 열쇠가 숲에 있었다는 사실은 주지하고 있는 대명제이다.

그러나 역사에는 남아 있되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문명의 발자취들은 사라진 숲과 함께 명멸해 갔다.

샤토브리앙은 “문명 앞에 숲이 있고 문명 뒤에 사막이 남는다”라고 설파하였지 않았던가. 문명은 최고 극성상을 향해 치닫게 마련이지만, 그 문명을 유지하는 힘이 숲과 산림이라는 가치에서 창출된다는 사실을 간과한 결과인 것이다.

역사는 반복되어 진다고 했다.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라고도 했다.

동일한 과오를 범하지 않으려는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바야흐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패러다임과 이행방식의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숲이 갖고 있는 경제적 가치는 차치하고 환경자원적인 무한 가치로 국제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기후변화 협약과 교토의정서에 따른 탄소배출권의 문제 등은 숲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각을 변화시키고 있다.

유럽연합을 비롯한 전 세계 10여개 국가에서는 이미 탄소배출권 거래소가 운영되고 있다.

우리가 심고 가꾸는 산림이 중요한 환경자원으로서 평가되며, 숲의 공익적 가치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총량이 국가경쟁력을 가름하는 판단기준이 되는 시대가 다가온 것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 국민 한사람이 평생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려면 978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또한 국민 한사람이 평생 30년생 아름드리 소나무 127그루를 소비하는데 이를 자급하려면 해마다 50년생 잣나무 기준으로 5그루는 심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로 환갑을 맞이하는 식목일은 법정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

나무를 심는 일보다 공휴일을 즐기려는 인식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결과라 생각되어 임업인의 한사람으로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물론 식목일에만 나무를 심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의 생각 속에 나무를 심는 것과 숲을 가꾸는 일, 더 나아가서 산림을 지속가능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공감대마저도 무너져 버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감출 수 없는 현실이 되어 버렸다.

지난 시절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우리가 선택했던 국토녹화의 꿈은 이미 이루었다.

이제는 지키고 가꾸는데 무한 매진해야 할 때가 되었다.

분명 숲에서 우리의 미래와 희망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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