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와 빵의 도시 청주
드라마와 빵의 도시 청주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8.26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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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정규호 <문화콘텐츠 플래너>

이 시대 최고의 드라마 작가로 손꼽는 데 전혀 주저하지 않아도 될 김수현은 청주출신이다.

내놓는 작품마다 "역시 김수현"이라는 찬사가 늘 함께함은 물론 대부분의 작품마다 상당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어 한국 드라마계에서 그녀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그런 그녀의 작품이 요즘 SBS 채널을 통해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방영되고 있으니 그 제목이 '인생은 아름다워'이다.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는 천혜의 관광지 제주도를 배경으로 4대의 대가족이 어우러져 알콩달콩 살아가는 모습이 김수현 특유의 필치로 그려지고 있어 꽤 인기를 모으고 있다.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가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감독 로베르토 베니니가 만든 동명의 영화만큼의 감동을 주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그러나 밝고 경쾌한 유머와 코미디적 요소를 최대한 살리되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페이소스가 담겨 있다는 점은 매우 유사하다.

인생이라는 것이 원래 그런 것인가. 모두 63회로 예정된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는 벌써 41회차가 방영되는 동안 매회 등장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 반드시 넘어지고 마는 엔딩장면이 공식처럼 되어 있다.

작가 김수현은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를 통해 아무리 훈훈한 가족애가 그려진다 해도 까딱하면 넘어질 수 있는 것이 인생이라는 점을 은근히 내세우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는다.

최근 청주 수암골 팔봉빵집을 전국적인 명소로 만들면서 한창 국민드라마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제빵왕 김탁구'는 청주출신의 작가 김수현과 함께 드라마를 통한 도시의 문화산업적 가치 창출의 가능성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주인공 김탁구가 갖은 고난을 극복하고 성공하는 인생의 역정과 함께 고생 속에서도 결코 잃어버리지 않는 순수한 인간성이 묘한 매력을 더하는 듯하다.

그러나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는 이런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이야기 못지않게 중요한 메신저가 있으니 바로 '세상에서 제일 배부른 빵'과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빵'이다.

더군다나 제빵왕을 말하면서 소개되는 빵들이 결코 화려하지 않고 단팥빵이거나 곰보빵, 보리빵 등 서민적인 것들이어서 더욱 친근감을 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굳이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와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를 단순비교하면서 감동의 가치를 재단할 이유는 없다.

영화와 연속극 형태로 진행되는 드라마는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게다가 드라마의 경우 방영이 종료되면 급격하게 열기가 식게 되는데다 영화처럼 쉽게 전편을 되돌려 보거나 다시 방영하기가 쉽지 않은 까닭에 드라마의 인기를 이용해 지속적인 문화산업화의 기틀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앞 다퉈 열을 올렸던 드라마 세트장이 연속극이 끝나면 마치 박제된 동물처럼 초라한 과거의 영화를 추억하는 듯한 모습을 떠올리면 더 끔찍하다.

그러나 '제빵왕 김탁구'는 다르다. 바로 '빵'이라는 먹을 것이 매개가 되고 있고 인간은 먹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내친 김에 청주를 '빵의 도시'로 만드는 방안을 연구하는 것도 상당히 눈길을 끌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규모의 제빵 콘테스트를 개최하고 드라마와 똑같이 제빵의 명장을 만들어 내는 일은 이른 아침 도시 전체로 퍼져 나가는 구수한 빵 냄새만큼이나 매력적이지 않을까.

거기에 김수현의 자랑스러움을 기억할 수 있는 드라마 기념관을 만들고, 풍성한 이야기로 재미와 배부름을 만끽할 수 있는 도시로 청주를 만든다면 청주를 찾아오는 모든 이들의 인생도, 청주도 훨씬 아름다워질 수 있을 것이다.

자, 이제 빵을 통해, 드라마를 통해 청주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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