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없이 하상도로 철거해야
지체없이 하상도로 철거해야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8.24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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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강태재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

지난 19일 청주시청에서 '주말 하상도로 활용방안에 대한 시민토론회'가 있었는데, 다음날 대부분 신문에는 약속이나 한 듯 <무심천 하상도로 휴일통제 '이견'>이라는 제목을 뽑았습니다.

토론회 하루 전 찬반양측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한 어느 신문은 무심동로 확장을 반대한다고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심동로 8차선 확장'에 방점을 찍는 듯 기사를 내보냈고, 토론회에서도 하상도로 통제를 반대하는 측은 하나같이 무심동로 확장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토론회가 끝나고 객석에 있었던 한 시민은 뭔가 냄새가 난다며 무심동로 확장공사 추진여부에 강한 의문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이날 토론회를 마련한 부서가 건설교통국(도로과)이어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요? 도로를 건설하고 교통소통을 원활히 해야 할 책무를 가진 부서이니 하상도로를 통제하거나 철거하는 일보다는 도로를 더 늘리고 건설하는 데 익숙할 터이니까요.

아무튼 이날 반대 측 토론자들은 "소통을 제한 통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 민원이 발생한다, 상당로와 사직로가 마비된다, 시내구간에 매연이 증가한다, 경제적 타당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한결같이 "무심동로 확장이후"를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주장은 얼핏 합리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도로든 하천이든 각각 제 고유의 기능과 역할이 있는데, 무심천 하상도로는 마치 남의 집에 무조건 쳐들어가서 '안방차지'하고 있는 꼴입니다.

나가달라는 말을 수없이 했지만 집이 없어 못 나가겠다, 새로 집을 장만하면 나가겠다며 억지행패를 부리고 있는 지 벌써 14년이나 됐습니다. 하천은 물이 흘러야 하고 도로는 사람과 차량이 다녀야 하잖습니까. 그런데 하천에 찻길이 들어서서 물길을 위협하며 오염물질을 마구 배출하고 있으니, 세상에 이런 불법무도한 일이 있습니까.

무심천 하상도로를 철거하거나 차량통행을 통제하면 당연히 상당로에 교통체증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도로확장은 아무리 힘을 써봤자 산술급수적으로 확충될 뿐인 데 비해 자동차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입니다. 일찍이 이러한 현상을 겪은 외국의 여러 도시들이 대중교통중심체제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교통지옥으로 악명 높았던 꾸리찌바의 성공사례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시에도 벤치마킹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결국 청주시도 광역 청주권을 대상으로 하여 '시내버스 중심, 택시 보조'의 대중교통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획기적 발상전환을 통해 상당로, 사직로 도심구간 차로를 다이어트 하여 자전거전용도로를 구축하고 시내버스와 택시만이 정해진 장소에 정차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시내버스·택시·자전거, 그리고 보행자 중심의 교통시스템으로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심천 하상도로 주말통제는 문화행사가 목적이 아니라 철거를 대비한 적응연습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바람직하기로는 민선5기 청주시정목표가 '녹색수도 청주'를 표방한 만큼 지체 없이 하상도로를 들어내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일 것입니다.

우리 고장 청주는 이상하게도 대중교통수단인 철도와 고속·시외버스를 두 차례에 걸쳐 외곽으로 밀어냈습니다.

가로수길도 이상한 길로 바뀌었습니다. 상당산성길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난해한 길입니다. 시내 중앙로 차 없는 길에 이르면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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