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을 읽지 못하는 것일까
민심을 읽지 못하는 것일까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0.08.16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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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6·2지방선거에서 충북도민은 민주당 압승, 한나라당 참패라는 성적표를 쥐어줬다. 그러자 지역정가에서는 도민들이 한나라당에 쇄신과 개혁을 요구한 것과 다름없다는 관전평을 쏟아냈다. 더불어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도당위원장을 위시한 도당 간부들의 자기반성을 기대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충북도당 구성원 중 누구하나도 선거결과에 대한 통렬한 자기비판을 하고 나선 인사는 없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차기 도당위원장 선출이 한나라당의 현안으로 불거졌다. 당원을 비롯해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론을 내세워 참신한 인물의 등장을 기대했다. 하지만 너무 기대가 큰 것이었을까. 아니면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해서일까. 합의선출 후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침울한 도당분위기 조기 수습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갈등과 경선만 남았다.

당사자들은 절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외부로는 당내 고질적인 병폐로 가장 먼저 손꼽히는 친이계와 친박계 간 알력싸움으로 비쳐졌다.

이 대목에서 한나라당에 여당의 지위를 안겨준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 2월 발언이 불현듯 떠오른다.

이 대통령은 충북도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잘되는 집안은 강도가 오면 싸우다가도 멈추고 강도를 물리치고 다시 싸운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 간 '강도론 갈등'도 불거졌지만, 발언자체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지금 충북도당이 처한 곤궁한 입장을 이만큼 잘 설명할 수 있는 말도 없을 듯 하다.

"안 되는 집안은 강도가 들어와도 하던 싸움에만 몰두한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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