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양성의 필요성
인재양성의 필요성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8.1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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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오창근 <칼럼니스트>

이무기는 우리나라 전설에 자주 등장하는 상상의 동물이다. 용이 되기 전 상태의 동물로 차가운 물속에서 500년 동안 살지만, 어떤 저주에 의하여 용이 되지 못하고 물속에 산다는 여러 해 묵은 큰 구렁이를 이른다.

잠룡(潛龍)이 승천에 도전했다가 실패하면 용이 되지 못하고 흉측한 이무기가 된다.

승천에 성공한 이무기는 용이 되어 비늘이 생기고 뿔이 돋고 날카로운 발톱을 지니게 된다.

용은 날씨를 자유자재로 다루어 마음대로 먹구름을 동반한 번개와 천둥, 폭풍우를 일으키고 물을 파도 치게 할 수도 있다.

여의주를 물고 한껏 비상하는 용이 되기 위해 깊은 호수나 폭포수 밑에서 때를 기다리는 잠룡을 곧잘 대통령이 되겠다는 정치적 포부를 안고 기회를 엿보는 사람들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우리 정치사를 보면평생 바닥에 몸을 깔고 승천의 기회를 꿈꾸다 끝내 이무기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을 숱하게 보았다.

때론 여의주를 물 수 있는 순간에 민심의 향배가 바뀌어 아쉽게 훗날을 기약하는 이무기도 있었다.

선거 때가 되면늘 비상을 꿈꾸지만, 국민에게 신망을 잃어 바닥으로 내동댕이쳐 기억속에서 사라진 이무기도 있다.

출신 지역을 배경으로 똬리를 틀고 몸집을 키우는 잠룡이 우리 주위엔 많다.

누구나 인정하는 부동의잠룡도 있고, 지금은 힘들지만 몇 번의 선거 뒤엔 용으로 승천할 가능성이 많은 잠룡들도 있다.

잠룡의 특징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강한 권력욕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겉으론 한없이 부드럽고 때론 단호한이미지를 쌓으며 대중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그러나 변화무쌍한 날씨처럼 예측할 수 없는 정치판에서 내재된 욕망을 감추고 살기가 쉽지만은 않다.

때를 잘못 판단해 몸을 드러냈다가 대통령의 역린(逆鱗)을 잘못 건드려 아예 꿈조차 접어 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살얼음을 걷는 듯 조심스러운 행보를 하며 여론의 추이에 귀를 세우는 잠룡들은 종종 언론을 통해 자신이 아직도 건재함을 과시하며 용이 되고자 하는 욕망을 부드러운 미소 속에 숨기려 애를 쓰고 있다.

용이 승천해 여의주를 입에 문다는 것은 어찌 보면 개인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시대를 잘 만나고 정치적 상황의 변화에 잘 적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그릇이 이무기인지 용이 될 만한 자질과 품성을 가졌는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작은 호수나 폭포 밑에서 잠룡의 위세를 갖고 그나마 사는 것이 나은지, 아니면 괜한 욕심에 용이 되고자 욕심을 부리다가 바닥으로 곤두박질쳐 국민에게 험한 꼴 보이는 것이 나은지 잠룡 스스로 성찰이 필요하다.

이번 8.8 내각에 충북 출신이 없어 홀대를 받고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지방자치의 특성상 중앙부처와의 긴밀한 대화 채널이 필요한 상황에서 내각에 충북인사가 없다는 것은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크다.

그러나 인물을 키우는 토양이 마련되지 않고 끼워 넣기 식으로 충북인사가 포함되지 않은 것을 서운하게 여기는 것은 좀 문제가 있다.

적절한 안배가 좋긴 하지만 투정을 부리기엔 뭔가 뒷맛이 개운치 않다. 이무기가 몸을 숨기는 곳은 물이다. 물은 곧 민심을 말한다.

충북 민심을 대변할 인사를 품지 못한 것은 결국 인재 키우기에 소홀히 한 책임이 충북 도민에게 있다.

넓은 물에 큰 잠룡이 기거할 수 있다. 그래서 도의원을 시작으로 군수, 그리고 도지사를 거쳐 국무총리로 발탁된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의 행적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역 갈등에 무관한 충북 인사가 발탁되면 그만큼 운신의 폭이 넓다는 장점도 정치권에서 고려할 만하다.

홀대를 탓하기 전에 지역의 인재를 키우는 데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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