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사는 노인 100만시대
홀로 사는 노인 100만시대
  • 김영일 기자
  • 승인 2010.07.25 21: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청논단
김영일 본보 대기자

65세 이상의 홀로 사는 노인(이하 독거노인) 수를 통계청이 추계한 결과 2010년 7월말 기준으로 104만3989명으로 나왔다. 이는 지난해의 98만7086명보다 5만6903명이 늘어난 것으로 2006년 83만3072명이던 독거노인이 매년 5만명 정도씩 증가해 100만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노인 인구수는 510만명 정도이다. 노인의 20%가 혼자 살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리고 노인 빈곤율은 45.1%라고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13.3%와 비교할 때 3배가 넘는다.

노인 인구의 증가보다 독거노인의 증가는 노인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지표이다. 왜냐하면 이들 독거노인의 많은 수가 가족 간의 돌봄장치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노인병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거동이 불편해 혼자서는 사회활동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나마 재산이 있거나 자식과 함께 살지 않더라도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는 경우는 기초생활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그렇지만 자식이 없거나 있더라도 경제적 사정으로 소외받고 있는 경우는 나라에서 이들의 기초생활과 안전을 책임져 줘야 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8년부터 기초노령연금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노인수의 약 70%가 이 혜택을 받고 있다. 연금수령액의 계산법은 매우 복잡한데 독거노인의 경우 최고 9만원, 부부일 경우 14만4000원을 받을 수 있다. 수입이 없는 경우 이 돈으로 기초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런데 도움도 주지 못하는 자녀가 있는 경우는 기초생활보호대상자로 분류가 되지 않아 이런 혜택마저도 '그림의 떡'인 경우도 있다.

어느 시대고 노인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궁핍한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라에서 '고려장'이란 제도를 시행한 적도 있다. 먹고살기 힘들어 나이든 노인들을 산 채로 산에다 버려 굶어죽거나 사나운 짐승들의 먹이로 만들었던 끔찍한 제도이다. 우리나라는 먹고 살 만한 나라가 됐다고 이구동성으로 얘기한다. 그 이면에는 헐벗고 굶주리는 국민들이 있다는 사실과 이들을 보호해야 할 국가의 시책은 이들을 충분하게 도와주지 못한다는 게 현실이다. 가난은 나라가 구제해 줄 수 없더라도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복지국가는 만들어야 한다.

현재의 노인들은 우리의 슬픈 과거사인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몸소 겪은 세대이고 경제개발이라는 기치 아래 허리띠를 졸라매고 오늘의 경제부국을 이룩했고 민주사회 건설을 위해 헌신한 세대이다. 이런 세대가 나이 들어 홀로 사는 외로움에 시달리는 것도 못해 끼니를 걱정하는 신세가 됐다니 한탄스럽기까지 하다.

모든 자치단체에 독거노인 One-stop지원센터가 있다. 센터는 독거노인들의 실태를 점검하고 서비스에 대한 정보제공과 연계를 맡는다. 또 노인돌보미가 1주일에 두 번 정도 가구를 방문하여 청소나 빨래는 물론 말묀┎기 등이고 방문하지 못하는 날에는 전화로 이들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있다. 한 명의 노인돌보미가 약 25가구를 담당하고 있어 독거노인을 제대로 돌봐주기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가족이 없거나 돌봄장치가 없는 독거노인들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안전장치가 필요하다. 호화스러운 양로원이 아니더라도 좋다. 이들을 굶지 않게 해주고 외로움을 달래주면서 소일거리를 찾아주는 일은 나라에서 내거는 복지국가를 실현하려는 시책의 중요한 부분이 돼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