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16년간 폐품 줍는 공무원
<화제>16년간 폐품 줍는 공무원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4.11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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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부교육청 관리과에 근무하는 임낙규씨(49). 임씨는 지난 1991년부터 대전 서구 도마동·복수동·변동 등의 골목을 누비며 빈병, 신문, 고철 등 폐품을 수집한 뒤 되팔아 자신보다 못한 불우이웃을 돕고 있다.

임씨가 처음 도움의 손길을 뻗찐 곳은 중구 유천동의 소년소녀가장들. 동사무소에서 소년소녀가장들의 인명부를 구해 아무도 모르게 돕기 시작한지 어느덧 16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후 임씨는 폐품을 판 돈으로 혜성원, 자혜원 등의 시설아동은 물론 성애양로원, 월평종합사회복지관 등 노인요양시설을 대상으로 식사를 대접하고 피얼스영아원, 한마음복지관 등에 위문품을 전달해왔다.

기능직공무원(조무원)이라 본인도 박봉에 넉넉한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지만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내 식구처럼 여기는 마음이 그를 거리로 내몰았다.

그가 이처럼 시설아동과 어려운 노인들을 애틋하게 여기는 것은 자신이 부모 얼굴조차 모르는 고아원 출신이기 때문. 임씨는 태어나자마자 대전지역의 한 시설인 그곳이 자신이 태어난 곳인줄 알고 나홀로 생존하는 방법을 깨우쳐야만 했다.

더구나 10여년 전 태어난지 100일도 안 된 아들이 심장과 목에 수술을 받았고, 지금까지 병마와 싸우고 있는 형편이다.

남보다 잘살기 위한 악착같은 마음이 더 클법 하지만, 임씨는 이웃들로부터 받은 따뜻한 마음을 결코 잊을 수 없다.

수천만원에 이르는 아들의 수술비로 고민할 때 교육청 동료 공무원 뿐만 아니라 주변의 이웃들로부터 온정이 잇따랐던것.동구 용운동에서 ‘배윤박돼지갈비’를 운영하는 친구 박효종씨(49)도 임씨와 봉사활동을 함께 하는 오랜 지기다.

박씨도 임씨와 같은 고아원 출신. 지난 8일에도 임씨와 박씨는 자혜원 원생 60여명을 초청해 돼지갈비를 실컷 먹이고 상품권과 선물을 증정했다.

“부끄럽습니다.

남들에게 받은 따뜻한 마음을 다시 남들에게 돌려주는 것 뿐인걸요”휴일만되면 리어카를 끌고 골목을 누비는 임씨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다.

/뉴시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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