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경(千手經) 2
천수경(千手經) 2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7.12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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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혜전 <청원 석문사 주지스님>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정구업진언'은 입으로 지은 죄를 깨끗이 하자는 진언이다. 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입은 재앙의 문인 동시에 진실과 광명의 문이기도 하며 입은 칼과 같이 양면성이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항상 입을 조심하고 말을 조심해야 한다.

"말은 위대한 창조의 힘을 지니고 있으므로 저희들은 참된 말을 바로 써서 말의 위력을 실현하고.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겠으며, 나쁜 말을 하지 않겠으며, 참된 말만을 하겠습니다"라고 항상 다짐해야 한다.

부처는 말의 중요성에 대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거듭 말했다. 화엄경에도 등장하는 내용이지만 참으로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만 할 대목이 있다. 보현행자의 서원이다. "중생과 세계에 나타난 현상이 아무리 거칠고 부정하게 보이더라도 실상은 청정하고 원만하오니 저는 언제라도 중생과 세계의 실상을 찬양하고 긍정하는 말만을 하겠습니다. 참된 진리의 모습을 깊이 믿고 그대로를 말하는 것이 실상의 말이고 참된 말이며, 올바르게 찬양하는 말인 것을 깊이 믿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이 믿고 찬양하는 참말은 위대한 성취력을 지니며 창조의 힘을 나타냄을 깊이 믿습니다. 말이라고 하는 것은 진실로 위대한 창조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말은 무섭고도 두려운 힘을 가지고 있어 말 한마디로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말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잘 활용해야 합니다."

우리들은 쓸데없는 말들을 너무나 많이 한다. 아이들에게 무심코 던지는 한마디의 말이 그 아이의 일생을 결정짓는다는 얘기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노벨상수상자 솔 벨로우는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너는 노벨상 감이야"라고 무심결에 던져준 한마디의 말이 자기 일생을 문학가로 결정지었다.

이처럼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말 한마디가 우리들의 삶을 결정짓는 예를 많이 본다. 옛말에 '입 살이 보살'이라 하고 '말이 씨가 된다'고 했다. 우리가 하는 말은 위대한 창조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기에 허술한 말을 하거나 부정적인 말, 좋지 못한 말을 쓰게 되면 곧바로 그 말은 그의 앞날에 부정적인 상황을 창조하고 그의 미래를 나락으로 이끌고 가는 원흉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그래서 경전의 제일 처음에 입으로 짓는 업을 맑게 하는 정구업진언을 하게 되어 있다. 진실로 말이 지니고 있는 위대한 힘을 잘 알아야 한다. 우리가 관세음보살님을 부르면서 염불을 하다 보면 내 몸과 마음이 관세음보살로 변해 감을 느끼게 된다. 관음의 화신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기도를 많이 하게 되면 내가 관음의 화현이 되어서 모든 액난과 고난을 이겨 나갈 수 있는 힘이 양성되고 용솟음치는 활력을 잉태하게 되어 있다. 이처럼 말은 마음에서 나온 것이어서 마음을 통제하려면 말부터 통제해야만 한다.

가끔 사람들이 "스님, 저는 마음을 도무지 잡을 수 없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하고 묻는다.

그때마다 이렇게 말한다. "마음을 잡으려면 우선 마음이 하는 역할을 점검해 보아야만 합니다.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무엇입니까? 우선 말과 생각과 행동이 있지 않습니까? 그 같은 말과 생각과 행동이 마음으로부터 나와 다시 마음으로 흘러드는 도리를 아십니까?"

그렇다. 마음을 잡으려면 말을 잡아야 한다. 생각을 잡아야 한다. 그리고 행동을 통제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말을 잡기 위해, 생각을 잡기 위해, 행동을 잡기 위해 염불하고 기도하고 절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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