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불정제식 교육
마불정제식 교육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0.06.08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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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최근 삼성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17주년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마불정제(馬不停蹄)'를 당부한 발언이 화제가 됐다. 마불정제란 '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뜻으로, 지난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 발전하고 정진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6.2 지방선거를 통해 이기용 현 교육감이 충북교육 수장자리에 또 한 번 앉게됐다. 3선 교육감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4년 동안의 충북교육을 책임지게 됐다.

선거 과정에서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이기용 교육감은 물론 나머지 후보들은 학생, 교원, 학부모를 위한 다양한 공약을 내놓았다.

학생이 행복했으면 하는 후보는 행복교육을 앞세웠고, 교사가 열정을 갖고 학생을 대하면 학교 현장이 변할 것이라고 믿었던 후보는 교원 중심의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성적도 좋지만 인성이 중요하다는 사람 교육을 강조한 후보도 있었다. 충북교육이 더욱 발전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여기서 '발전'의 개념이 단지 결과에 따른 순위를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기용 교육감이 며칠 전 도교육청 간부회의 석상에서 "선거공약의 궁극적인 목적은 교육발전을 위한 것으로 타 후보의 선거공약 중 교육정책 수립에 반영할 내용이 있다면 타당성과 실현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해 수용 여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교육감은 이를 위해 타 후보 측의 인사를 포함한 전담팀 구성과 필요할 경우 백서 발간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경쟁자의 공약을 수용하고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흔히 말하는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결과적으로 경쟁 상대를 떠나 충북교육 수장으로서 큰 결심을 한 것은 맞다.

그러나 다음 달 13일과 14일 시행 예정인 전국학업성취도 평가를 앞두고 지난해 최상위라는 충북교육이 이룬 결과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마불정제식으로 학생들을 몰아가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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