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천
무심천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4.20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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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나라 1인당 직접세 부담률이 1인당 400만원이 될 것이라고 한다.

1인당 국민소득은 1만 2000 달러라고 하니, 수입의 3분의 1을 세금으로 내는 셈이다.

세금이 많은 것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하지 말자. 그건 모두 국민들을 위해서 쓰인다고 하니까 - 정말 그럴까.세금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단다.

직접세와 간접세. 많이 버는 사람이 많이 내고 적게 버는 사람은 적게 내는 것이 직접세라한다.

따라서 직접세의 비중이 높아져야만 좋은 사회로 가는 길이다.

- 내 남 없이 공평하게 살자는 것이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직접세와 간접세 비율이 겨우 6% 차이란다.

직접세는 징수 방법도 거추장스럽고 조세저항도 거세니 귀찮게 그런 걸 뭐하러 하느냐, 쉬운 게 좋다는 마음인가 보다.

반면 간접세는 쉽단다.

그저 일률적으로 매기면 되니까 좋다.

땅 집고 헤엄치기다.

다 똑같이 내니 가진 자 입장에서야 공평하기 짝이 없는 것이고, 걷는 입장에서 편하기 더할 나위 없다.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워 서민들은 나날이 힘들다고 한다.

더구나 여기저기 내야 할 것은 많은데다 상대적 빈곤은 더하기만 해 박탈감은 가속된다천년 전 고려시대 이제현이 채집한 민요다참새는 어디서 날아왔는고한 해 농사는 아랑곳 않는구나늙은 홀아비가 홀로 갈고 맸는데벼와 수수 다 털어 내는구나-고려 가요-사리화(沙里花)참새는 당시의 탐관오리고 홀아비는 백성이다.

그 때나 지금이나 참새는 풍류를 읊고 수탈하며 백성의 일은 아랑곳 않았다.

홀아비만 논을 갈고 김을 매다가 다 뜯기고 만다는 이야기다.

세월은 천년을 격했는데도 사람 사는 것은 어찌 변하지 않았을까를 생각하며 한탄한다.

많이 가진 자가 가진 것을 내놓지 않으려하는 마음과 덜 가진 자가 더 갖고자 하는 마음은 인지상정이니 어찌할 수 없다 치자. 그러나 쌀 백 석 가진 사람과 열 석 가진 사람에게 똑같이 세금을 걷는다면, 그래서 그 쓰임이 공평하다고 한다면 그것은 이미 공평한 것이 아니다.

그 자체가 불공정한 이중의 잣대가 되는 셈이다.

참새도 좋고 홀아비도 좋다.

참새는 참새대로 홀아비는 홀아비대로 제각각 제 나름대로 만족하고 흡족한 세상을 산다면, 그런 세상이 온다면 무엇인들 아쉽지 않으랴! 그러나 문제는 참새는 참새끼리만 만족하고 홀아비는 홀아비끼리 탄식하는 세상이니 문제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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