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 <66>
궁보무사 <66>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4.20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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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부용아씨의 복수

“허허! 아씨도 참, 아니 이 세상 어느 얼간이 같은 사내가 귀중한 자기 그것을 기름통 속에 푹 집어넣어 담갔다가 다시 꺼내어가지고 제발 여기에다 불을 확 붙여주십쇼 하면서 들이대 준답디까.”“호호호……. 그거야 오근장 성주 스스로 자기 그것을 기름통 속에 푹 집어넣었다가 다시 꺼내도록 살살 유도하면 되겠지요. 제가 앞서 말씀드렸지만, 오근장 성주 놈은 성질이 아주 더럽고 괴팍한데다가 심한 변태끼가 있기에 뭔가 재미라도 조금 있겠다 싶으면 무조건 해보려고 들 거예요.”부용아씨가 아주 자신 있게 말했다.

“으음음……. 알았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는 제가 대충 감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의문 나는 게 있어서 그러는데, 이걸 제가 여쭤보아도 되겠습니까?”율량이 잠시 고개를 끄덕거리고 나더니 이렇게 다시 물었다.

“어서 말씀해 보세요. 어떤 의문점이….”부용아씨가 예쁜 두 눈을 반짝반짝 빛내면서 율량의 다음 말을 얼른 재촉했다.

“오근장 성주가 자기 그것을 기름통 속에 푹 집어넣었다가 도로 빼내어 완전히 기름투성이가 되어진 상태로 꺼내보이도록 하자는 데까지는 약간의 계책을 쓰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과연 남자의 그런 곳에 단순히 불만 붙여가지고 확실하게 죽여 버릴 수가 있느냐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왜요. 그곳은 자타가 인정하는 남자의 급소라면서요? 그런 급소 자리에 뜨거운 불이 갑자기 확 붙는다면 참으로 볼만하지 않겠어요.”부용아씨가 예쁜 두 눈알을 도록도록 굴려가며 말했다.

“물론 불이 붙으니 뜨거워서 팔짝팔짝 뛰어대겠지요. 하지만 그곳에 불을 붙여가지고 홀라당 태워버린다거나 완전히 그것을 구워버렸다고해서 그가 반드시 죽으리라는 보장은 없을 것입니다.

비록 사람의 몸이 약해보이긴 하지만, 칼로 목을 뎅강 쳐버리거나 왼쪽 가슴 속의 심장에 칼을 바로 꽂기 전에는 그렇게 쉽게 목숨이 끊어지지가 않거든요. 어설픈 솜씨로 쏘아버린 화살에 얻어맞은 짐승들이 크게 난폭해질 수 있듯이 그렇게 함으로써 오히려 오근장 성주를 더욱더 화가 나게 만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호호호……. 그런 건 아예 걱정을 하지 않으셔도 되어요. 틀림없이 오근장은 죽고 말 거예요. 자기 그곳에 불이 붙여진다면 반드시 꼭…….”부용아씨가 이제는 여유 있는 미소까지 입가에 머금으며 이렇게 결론을 내리듯이 말했다.

“네에? 아니, 그걸 아씨께서 어떻게 확신하실 수가 있지요.”율량 역시 갈증이 조금 나는지 자기 바로 앞에 놔둔 차 한 잔을 훌쩍 따라 마시면서 다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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